「문득, 이따금씩 쓰인 일기」는 과거에 쓰인 짤막한 일기들을 모아 놓은 글입니다. 때문에 게재된 날과 쓰인 날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또 마냥 괜스레 행복한 하루였다. 김장김치를 딸내미 먹기 좋은 양 정도로만 토막 내서 보내겠다며 업무시간 도중 걸려온 뜬금없는 엄마의 전화도 귀엽게 느껴질 만큼 기분이 말랑했다. 그 연유가 무엇일까 짐작해보았는데, 아무도 시키지 않은 나만의 책 나눔 이벤트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한낱 나라는 존재는 누군가에게 유무형의 것을 보여주고 나눠주고 그에 대해 반응받길 참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다. 예전에는 그런 내 성향이 못 미덥고 썩 내키지 않아 자꾸만 감추려고 애를 썼는데, 지금은 도리어 사부작대는 성향을 십분 발휘해 내가 하고 싶었던 이것저것을 한껏 풀어헤치는 중이다.
책 읽기 알맞은 곳을 찾아 읽고 쓰는 행위를 하는 순간과 내가 가진 어떤 것들에 대한 나눔을 하는 순간마다 '나'라는 존재가치가 조금 더 오래, 깊게 반짝이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