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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Jan 02. 2024

화장실에서 나온 쓰레기만 50L?

화장실의 변신은 무죄, 설레는 공간이 될 수 있을까?

정리 전 화장실을 공개합니다!


저희 집 화장실은 안타깝게도 곰팡이에 습기까지 넘쳐 흐르는 화장실이었습니다. 화장실을 정리할 때가 됐는데 화장실은 '정리'에 '청소'까지 해야 해서 단단히 고무장갑을 찾아 끼었어요.


정리 전 화장실의 모습.. 또르르.. 정리 후를 기대해 주세요


화장실 청소도 다른 청소법과 똑같이 진행하면 돼요. 화장실에 진열된 모든 물건을 다 꺼내는 거죠. 두 개의 화장실에 있는 물건들을 모두 꺼냈어요.




생각보다 많은 물건이 있었지만 막상 쓸 물건은 거의 없었어요. 아기 낳고 좌욕할 때 받았던 찜질용 쑥도 나왔습니다. 레기봉투에 집어넣으니 50L 한 봉지가 금방 꽉 찼어요.


물건을 정리하기 전에 곰팡이 젤을 발라 곰팡이부터 없애고 정리가 끝난 다음에 싹싹 문질러 닦았습니다.




왜 화장실이 이렇게 됐나 

변명을 하자면


그동안 글쓰기와 운동에 몰두하면서도 집안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어요.


첫 번째 이유는 스승님이 글쓰기를 하려면 '설거지는 내려놔도 된다.'라는 좋은 말씀을 해 주셨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내가 아니어도 남편이 하겠지.'라는 믿음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남편은 집안일은커녕 집에 잘 들어오질 않았고, 결국  내가 아니면 이 집에 청소 정리를 할 사람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어요. 내 몫이라는 걸 단단히 깨닫고 비로소 청소와 정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때 마침 넷플릭스 곤도 마리에 선생님이 나에게 찾아오셨고, 정리하면 된다고 하나하나 가르쳐 주시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화장실 정리의 핵심은

꺼내 놓는 물건을 없애는 것!


화장실 청소의 핵심은 꺼내 놓은 물건들은 전부 속으로 집어넣는 거예요.


샴푸, 바디워시, 치약, 클렌징폼 꺼내놓고 사용하면 편리하긴 하지만 깔끔하게 관리되지 않아요. 이런 것들을 몽땅 수납 안으로 집어넣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 화장실에는 자잘한 물건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것을 그냥 올려놓지 않고 작은 수납바구니에 담아 놓는 것을 추천해요.


수납 박스도 집에 있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다이소에 가서 1000원짜리로 여러 개 사 왔어요. 이렇게 조그만 수납박스의 용도를 처음으로 깨달았네요.



특히 생리대의 경우 그대로 올려놓고 쓰지 않고 대나무 느낌이 나는 바구니에 소중히 담아서 사용하라고 곤도 마리에 선생님께서 이야기하셨어요.


이번 기회에 처음 생리대를 예쁜 정리함에 담아봤는데 기분이 괜찮더라고요.






설레지 않는 수건은 버리자!


저희 화장실에서 설레지 않는 물건이 있으니 바로 수건입니다. 결혼하면서 수건도 함께 살림을 합쳤어요. 그래서 본가에서 가져온 수건들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지금까지요!



그래서 초등학교 총 동문 체육대회, 면사무소 이런 문구들이 적힌 수건이 많았어요. 신랑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주위여서 "우리는 수건 부자야."라고 생각했고 저도 딱히 버려야 할 필요를 못 느꼈어요. 그런데 정말 하나도 설레지 않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싹 버리고 몇 개만 남겼어요. 그리고 새로운 수건 20개를 샀는데 10개만 뜯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10개면 충분했던 거죠.




건식 화장실로 바꾼다고?


화장실 청소의 마지막은 '건식'으로 바꾸면서 끝이 났어요.



동동이 방 화장실에는 어린이용 소변기를 달면서 동동이가 혼자 가서 쉬 할 수 있도록 고무판을 깔았어요. 미끄러지지 않게 고무판을 깔았는데 신랑과 여기에서 샤워하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차마 저 고무판을 들고 밑바닥을 닦을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거실 화장실은  머리 감고 린스 한 물을 바닥에 흘렸다가 된통 엎어지고 말았어요. 그 뒤에 미끄러짐 방지기능이 있는 매트를 사서 깔았습니다. 그런데 깔고 나니 이게 바로 '건식 화장실'이더라고요.




그 밖에 변기 커버 바꾸기, 그리고 닫히면 열리지 않는 화장실 문고리 바꾸기도 모두 제가 뚝딱 해치웠습니다.변기 커버를 바꿀 수 있는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이사 오면서도 변기 커버 교체 할 생각을 못했습니다.


기저귀를 뗀 동동이와 함께 쓸 수 있는 변기커버


변기 커버 교체는 쉬웠죠.  문고리 바꾸기는 정말 힘들었어요. 신랑이 문고리를 사다 놨는데 그게 벌써 1년 전? 닫히면 잠겨버리는 문고리 때문에 거실 화장실을 '열고' 생활했어요.


습기 때문에 문고리 제거가 쉽지 않다..



유튜브를 보고 문고리랑 씨름을 했어요. 아... 아무래도 힘이 부족해요. 요령도 없고요. 그래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화장실의 변신은 무죄! 앞으로도 안전하고 깨끗한 화장실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어요. ^^


*사진: UnsplashCameron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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