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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Dec 26. 2023

발코니가 뭐하는 곳이죠? 그냥 쌓아두는 곳 아닌가?

곤도 마리에 정리법 : 모든 것을 꺼내고 정리해라

곤도 마리에 정리법의 순서대로 옷, 책과 서류 정리를 마치고 '소품'의 단계로 들어왔습니다. 소품은 집안 모든 물건들을 말하는데요. 여기에는 서랍에 넣은 물건들, 부엌, 화장실 그리고 발코니도 포함됩니다.


우리나라에 차고는 없지만 '발코니'는 하나씩 있잖아요. 예전처럼 방마다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니지만 다용도실로 쓸 공간이 하나씩은 있더라고요.


저희 집에도 작은 발코니가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은 어느 순간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어요.


세 식구가 되기 전에 마음먹고 팬트리를 넣은 것이 2년 전인데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다시 짐이 쌓이면서 발 디딜곳이 없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첫 번째 규칙은 '모든 것을 꺼내라.'입니다. 


일단 정리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발코니에 있는 모든 것을 꺼내야 합니다. 거실에 연결된 문이 있어서 모든 물건을 거실로 꺼내보았어요.


동동이는 신이 났습니다. 하나하나 꺼낼 때마다 새로운 물건을 찾아서 좋아하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청소를 할 때마다 동동이가 알레르기 비염으로 콧물을 뚝뚝 흘렸다는 걸. 신랑도 똑같더군요. 어쩜 그런 걸 닮았을까. 


몽땅 꺼낸 물건들. 대부분 버리고 남는 것이 없었다.


꺼내면 눈으로 그 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념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우리 집 발코니에 이렇게나 많은 물건이 있었구나.




두 번째 규칙은 '설레지 않는 물건은 버린다."입니다. 


우선 50L짜리 쓰레기 봉지를 들고 자리에 앉습니다. 쓰레기 더미 같은 물건을 보고 심호흡을 해 봅니다. 자, 이제 정리를 시작하자. 할 수 있어.


50L짜리 봉투를 추천하는 건 웬만한 물건은 다 담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분리수거가 애매하거나 대용량 스티거 붙이기에 애매한 크기의 물건은 모두 일반쓰레기에 담아봅니다.


발코니에서 나온 쓰레기들, 동동이와 함께 쓰레기 버리러 가는 길.


정리하다 보면 대부분이 쓰레기이고 남길 물건이 얼마 없다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 저희 집 발코니에서 남긴 물건이 별로 없어서 팬트리가 텅텅 비고 말았습니다.


물건이 괜찮으면 나눔을 합니다. 당근에 팔아도 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처분하는 것도 참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어요. 그래도 어쩌나요. 버리기는 아까운걸.






텅 빈 통로가 거의 꽉 차있었습니다.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요. 정리 전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에요.


정리가 되고 나니 비로소 발코니에 보관할 다른 물건들을 넣을 수 있었어요. 곤도마리에는 발코니를 수세미를 말리는 공간으로 활용한다고 해요. 그래서 화장실에 젖은 채 방치되는 고무장갑과 수세미 넣는 작은 상자도 하나 만들었습니다.




발코니 청소가 끝나고 한동안은 베란다 문을 열어놨어요. 막힌 곳이 뻥 뚫린 느낌이랄까. 동맥경화가 왔던 혈관을 수술한 것 같기도 하고요. 바람이 시원하게 통하니 속이 다 시원하더라고요.


꽉 막혀있을 때는 닫혀있는 문만 봐도 답답했는데. 이제 훤하니까 볼 때마다 행복해요. 물론 이 상태를 얼마나 잘 유지하는지도 중요하겠죠?


텅텅 비어버린 발코니를 예쁘게 채워나가는 그날까지 파이팅 ^^


*사진: UnsplashJoanna De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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