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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Aug 19. 2024

시간이 더 있다면 나는..

아티스트웨이 2주 차 : 자유로움

책 '모모'를 좋아합니다. 모모에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시간을 훔쳐가는 회색 신사들과 모모 그리고 친구들의 한판 대결이죠.



이번에 새로 개정된 책을 사서 다시 모모를 읽었습니다. 14살의 저는 호라 박사와 모모가 말하는 '시간의 꽃'을 상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다시 읽고 비로소 항상 새롭게 피어나는 '시간의 꽃'이 가장 아름답고 향기롭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죠.




아티스트웨이 2주 차는 '자유로움'입니다. 2주 차에는 '자유로움'과 함께 '권태감'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시간이 갑자기 많아지면 사람들은 너무 많은 시간을 어찌할지 몰라서 '권태로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시간이 더 있다면, 시간이 부족하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5가지씩 써보라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저의 대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시간이 더 있다면 나는 

1.새로운 곳으로 떠날 것이다.

2. 더 잘 것이다.

3.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 것이다.

4. 그림을 하루에 한 장씩 그릴 것이다.

5. 나 혼자 있을 것이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나는 

1.더 빨리 걸을 것이다.

2. 앉아서 명상으로 마음을 다스릴 것이다.

3. 하루에 한 끼만 먹고살 것이다.

4. 운동을 빼놓지 않을 것이다.

5. 음악을 들으며 생활할 것이다.


저는 시간이 더 있으면 여유로게 살고, 시간이 부족하면 오히려 열심히 살겠다고 썼어요. 놀라운 것은 독서모임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각자의 생각대로 질문을 정의 내리고 다른 대답을 했다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 늘 향유하고 있는 시간. 시간은 무엇일까요?


모모에서 회색신사들은 사람들의 시간을 저축해 준다고 하면서 더 빨리 효율적으로 살아가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시간 저축을 위해 빨리 움직이고 열심히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수록 시간은 더 없어지고 오히려 삶의 여유까지 잃어버리고 말죠.


서두르기만 하면 시간을 제대로 누릴 수 없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충분히 '지금'을 누려야 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모모의 친구 도로 청소부 베포는 청소해야 하는 긴 길을 앞에 두고도 한 번에 한 걸음, 한 번의 비질만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해야 할 수많은 일들이 있지만 바로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죠. 결국 언제 했는지도 모르게 청소를 다 해내고 힘도 들지 않게 됩니다.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마음을 여기 지금에 존재하도록 하는 게 말입니다.)




이번주 아티스트 데이트는, 흔적 작가님이 추천해 주신 오일파스텔을 구입해서 뜯는 걸로 시작을 했습니다. 


나를 위한 72색 오일파스텔은 너무나도 아름답더군요! 예전부터 물감을 짜서 말린 팔레트를 좋아했던 저는 영롱한 색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포장지를 뜯고 무엇이라도 그려보려고 유튜브를 켰습니다. 10분짜리 나무 그리기. 동동이가 일어날까 말까 하는 아찔한 아침 시간에 나무를 쓱쓱 그려보았습니다.



10분의 집중으로 그린 그림. 첫 그림으로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기회에 내가 그린 그림을 창피해하지 않고 그리는 그림마다 공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스타에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 올리는 '여유재순' 할머니처럼, 그림이 마음에 들던 그렇지 않던 꾸준히 올려보려고요. 그래야 제 실력도 더 늘 테니까요.


시간 속에서 불안해하지 않고 짧은 시간이라도 충분히 누리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라며. 

2주 차를 마칩니다.


*사진: UnsplashAndrik Lang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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