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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Sep 01. 2024

사람은 누구나 외롭지만

아티스트 웨이 3주차 : 외로움

3주차의 아티스트 웨이는 좀 묵직합니다. 바로, 외로움에 대해 말 하기 때문입니다. 과제는 이렇습니다.


'20분의 시간을 들여 당신 인생에서 가장 외로웠던 한 때에 대해 써라. 이제 시간을 내서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던 때에 대해 써라.'


과제를 하기 위해 핸드폰을 열어 타이머를 맞추었습니다. 그리고 노래도 하나 틀었습니다. 그만큼 나 자신의 외로움과 마주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기만 합니다. 그래서 작가도 20분의 시간 제한을 걸어 과제를 내 주었을 겁니다.




인생에서 가장 외로운 순간은 피아노 소리와 함께합니다. 어린 저는 교회에 있는 피아노 앞에 앉아있습니다. 수많은 시간들을 교회 앞 피아노에서 보냈습니다. 아마 목사님 가족에게는 제가 소음 유발자였을 겁니다.


사모님은 제가 피아노를 치면 나와서 옆에 앉아 기도를 하셨습니다. 어린 저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그냥 피아노를 쳤습니다. 피아노 소리가 텅빈 교회에 울리면 메아리처럼 웅웅 거렸고 외로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외로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초등학교때, 중학교때, 고등학교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까지 어쩌면 그렇게 저를 쫓아다녔을까요.




외로움의 대부분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제대로 머물지 못할 때 발생했고, 그 이유를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 더 두렵기만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원인은 '사랑받지 못하는 나.'에 대한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 자신조차 나를 제대로 사랑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모자르고 어딘가 부족한 존재였습니다. 충만하거나 만족감을 주는 경험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무언가에 매달리고 끈질기게 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요. 외로움에 대해 쓰고 있는 지금도 그 시절을 돌아보면 모자르고 부족한 내가 보입니다.




다행인 것은 외로움에 대해 쓰고 끝이 아니라, 곧 바로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던 때에 대해 써보라고 합니다.


나에게도 빛드는 오후처럼 행복한 날들이 있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충만함을 느끼고 행복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연락하는 친구들의 얼굴이 생각나면서 그 사람들이 하나하나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보잘 것 없던 나의 어린시절을 지지해 준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어른이 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주시던 분들 그 분들 덕분에 제가 꿈을 키워갈 수 있었습니다.


항상 맛있는 과일을 앞에 놓고 무료로 피아노를 가르쳐 주신 피아노 선생님.

글쓰기에는 관심이 없던 나에게 글쓰기를 처음 가르쳐주신 글쓰기 선생님.

음악과 노래의 기쁨을 알려주셨던 3학년 담임 선생님.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게 작곡을 가르쳐주셨던 음악 선생님.

그리고 나 자신도 사랑하기 힘들었던 나와 함께 해준 고마운 친구들.


선생님이 되고 참 힘들다 어렵다고 많이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그 분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존재하는 것이군요.




나의 외로움을 파고 들면서 느낀 것은 참 따듯한 사람들이 내 주변에 많았다는 것이었어요. 어떻게 그 순간 내 앞에 나타났는지도 알 수 없는 고마운 사람들. 친구들. 분들 덕분에 어린 시절을 살아갈 있었습니다.


제 인생에 나타나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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