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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제 사무실로 들어왔다

윤영 탁월성의 요소; 사람, 프로세스, 그리고 AI

by 조병묵

기업의 경쟁력은 더 이상 제품의 품질이나 영업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오늘날의 경쟁력은 데이터를 얼마나 잘 읽고, 연결하고,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데이터는 단순한 숫자의 집합이 아니라 기업의 기억이자 판단의 근거이며, 조직 전체를 움직이게 하는 신경망이다.


데이터가 모이면 정보가 되고, 정보가 연결되면 통찰이 된다. 그리고 그 통찰은 의사결정의 근거가 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 데이터를 다루는 역량은 결국 경영의 지능화 수준이며, 운영 탁월성을 지속하게 하는 근간이 된다.


데이터는 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 판단의 힘을 제공한다. 감과 경험이 아니라 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통해 구성원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데이터는 부서 간의 사일로를 허물고 전체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생산의 지연이 납기와 매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품질의 편차가 고객 불만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연결시켜 운영의 효율성을 실시간으로 조율할 수 있다. 그리고 데이터는 전략의 나침반이 된다. 매출 증가율, 전환율(CVR), 재구매율, 고객 추천 지수(NPS)는 전략이 올바른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피드백한다. 운영 탁월성을 갖춘 기업은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대시보드에 주요 지표를 실시간으로 표시한다. 이 데이터들은 초록, 노랑, 빨강의 신호등 체계로 관리된다. 초록불은 안정, 노란불은 주의, 빨간불은 즉시 조치가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운영은 사람 중심의 협업만으로는 지속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사람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데이터가 문제를 보여주며, 프로세스가 문제를 개선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사람과 데이터, 프로세스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룰 때 운영 효율성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조직은 스스로 학습한다.


그러나 기업이 성장할수록 부서마다 데이터는 산처럼 쌓인다. 매출은 영업팀에, 불량률은 품질팀에, VOC는 CS팀에 흩어진다. 이 데이터를 꿰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내기 위해 전략기획팀이 탄생하지만, 이제는 그 역할의 일부를 AI가 대신할 수 있다. ChatGPT에는 'GPT 생성 기능'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전략기획팀 어드바이저 GPT를 만들어 기업의 데이터를 꿰고 분석하며, 자동으로 보고서를 생성할 수 있다. GPT는 단순히 데이터를 나열하는 도구가 아니라, 문제의 원인과 구조를 함께 설명하는 전략형 어드바이저가 된다. 이 과정은 매우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전략기획팀 어드바이저 GPT 생성 플로우]
탐색하기 GPT 만들기 → 이름·역할 설정 → 지침 설계 → 데이터 업로드 → 직책 부여 → 테스트 및 교정

우선 ChatGPT에서 '탐색하기'를 클릭해 새 GPT를 만든다. 이름을 "전략기획 어드바이저"처럼 설정하고, 설명란에는 "전사 데이터를 분석해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디지털 참모"라고 적는다.


그다음 단계는 사고의 프레임을 부여하는 것이다. GPT에게 "현상 뒤의 구조를 분석하라. 데이터를 나열하지 말고 원인과 시사점을 연결하라. 모든 문제를 재무, 운영, 조직의 세 축에서 검토하라."

이와 같은 지침을 입력하면 GPT는 단순한 통계 요약기를 넘어 사고력 있는 참모로 진화한다.


이후 매출, 생산, 품질, 인사, 마케팅 등의 관련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GPT는 회사의 구조와 언어를 학습한다. 마지막으로 "너는 우리 회사의 전략기획팀 어드바이저야."라고 직책을 부여하면 GPT의 대화 톤과 책임감이 달라진다. 이제 "지난달 매출 하락의 원인을 요약해줘."라고 물으면, GPT는 수치를 연결하고, 원인을 추론하고, 대책까지 제시한다.


GPT를 활용하면 머지않아 누구나, 어떤 회사든 80점짜리 의사결정은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꿰어 통찰로 바꾸고 실행으로 연결하는 조직만이 81점, 90점을 향해 나아가면서 차별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물론 AI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AI는 판단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보좌관이다. GPT가 제시하는 통찰은 참고 의견이며, 사실 확인과 윤리적 판단, 그리고 최종 의사결정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또한 내부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 등 기본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지 않고 AI를 활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AI의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AI가 던진 질문을 통해 조직이 스스로 사고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AI는 데이터를 대신 읽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데이터를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사고의 파트너다. 운영의 탁월성은 이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사람과 효율적인 프로세스만으로는 부족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데이터와 AI가 사람과 프로세스를 얼마나 잘 지원하느냐로 결정된다. 데이터가 산처럼 쌓여 있는데 꿸 사람이 없다면, 이제 AI에게 맡겨보라. 그는 묵묵히 숫자를 엮어 구조를 만들고, 신호를 정리하며, 조직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비춰줄 것이다.


O&O DD(Operational & Organizational Due Diligence, 운영과 조직 관점의 기업실사)는 이제 재무제표를 넘어서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수준과 데이터 활용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 AI와 자동화로 대표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고, 직감과 경험에만 의존하는 경영은 데이터로 사고하는 기업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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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1. 이 기업은 데이터를 ‘보고용 숫자’로만 다루는가, 아니면 실시간 의사결정의 언어로 활용하는가?

2. 경영진이 대시보드 기반의 신호등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가, 아니면 단편적 보고에 의존하는가?

3. 데이터 분석이 사람의 감에 기대지 않고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혹은 AI·자동화 도구를 활용해 조직의 통찰력을 높이고 있는가?

4. 데이터 관리와 보안, AI 활용의 거버넌스(권한·책임·검증)는 명확히 구축되어 있는가?


경영자

1. 우리 회사의 데이터는 각 부서의 ‘기록’으로 머물고 있는가, 아니면 전사적 통찰을 만드는 ‘언어’로 작동하고 있는가?

2. 실시간으로 주요 지표를 볼 수 있는 대시보드가 존재하는가, 아니면 회의용 엑셀 파일이 전부인가?

3. 전략기획팀 어드바이저 GPT를 실제로 만들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자동화·고도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4. AI가 던지는 결과를 맹신하지 않고, 사람의 판단과 데이터의 근거가 균형 잡힌 조직 문화를 만들고 있는가?


팀장

1. 우리 팀의 데이터 입력은 “보고를 위한 의무”인가, 아니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인가?

2. 팀 내 데이터가 다른 부서와 연결되어, 하나의 대시보드나 신호등으로 공유되고 있는가?

3. GPT나 AI를 활용해 우리 팀의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개선점을 도출한 적이 있는가?

4. 데이터 오류나 공백이 생겼을 때, 이를 숨기지 않고 개선 기회로 삼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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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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