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R Framework으로 Digital Transformation
기업의 진화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가진 자원의 본질을 새롭게 해석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운영과 조직을 분석하는 O&O DD(Operational & Organizational Due Diligence)의 목적은 문제를 찾는 데 있지 않다. 그 기업이 가진 자원, 역량, 시스템이 얼마나 진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삼성출판사가 핑크퐁을 통해 종이책 출판사에서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부활한 과정은 바로 전략의 리타겟팅, 실행을 위한 리스트럭쳐링, 그리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리엔지니어링의 교과서적 사례다.
아기상어 체조(Baby Shark Dance)는 2025년 10월 기준 유튜브 조회수 160억 회를 돌파했고, 59개월 연속 유튜브 조회 수 1위를 기록중이다. 하루 유튜브 광고수익은 1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리타겟팅 - 출판에서 콘텐츠 IP 산업으로
삼성출판사는 오랜 기간 유아용 서적과 교육 교재를 만들어 온 전통적인 출판기업이었다. '뽀로로', '호비', '코코몽' 등 캐릭터 라이선스 도서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했지만, 저출산, 디지털 전환, 오프라인 서점 감소라는 세 가지 파도가 몰려왔다.
이 시점에서 삼성출판사는 냉정하게 질문했다. "우리가 정말 잘하는 일은 무엇인가?"
그 답은 '책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와 리듬을 기획하는 능력이었다. 이 자산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확장하기 위해 2010년, 삼성출판사는 자회사 스마트스터디(SmartStudy)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출판 콘텐츠를 앱으로 옮기는 시도였지만, 곧 방향은 명확해졌다.
핵심은 책이 아니라 콘텐츠 IP 그 자체였던 것이다.
리스트럭쳐링 - 조직의 구조를 바꾸다
스마트스터디는 삼성출판사의 한 팀이 아니라, 디지털 DNA를 가진 별도 조직으로 출발했다. 창립 멤버 4명은 출판 경험이 아닌 기술과 콘텐츠 감각을 기반으로 모바일 앱, 교육용 동요 등을 개발했다. 이때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핑크퐁(Pinkfong)이다. 조직은 작았지만, 목표는 글로벌이었다.
이 결정은 단순한 신사업 진출이 아니라 리스트럭쳐링(Restructuring)의 결정판이었다. 기존 출판 인력, 공정, 프로세스를 그대로 둔 채, 새로운 사업 단위를 완전히 분리한 것이다. 이로써 삼성출판사는 안정적인 기존 매출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신성장 동력을 위한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었다.
리엔지니어링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글로벌 시스템 구축
핑크퐁은 2011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했다. 그리고 2016년, "Baby Shark" 노래가 유튜브 역사상 가장 많이 재생된 영상 중 하나로 기록되며 스마트스터디는 글로벌 IP 기업으로 성장했다. 핵심은 '디지털 기술을 콘텐츠 제작과 유통 프로세스로 통합하고, 유튜브라는 디지털 플랫폼에 집중한 것'이다.
제작팀은 스토리보드-음악-영상편집-언어로 이어지는 체계를 자동화하고, AI 기반 분석으로 시청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했다. 조회수, 시청 지속시간, 국가별 반응, 재생 빈도를 즉시 반영해 콘텐츠 기획을 반복 최적화하는 운영 탁월성이 자리 잡았다. 이것이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의 본질이다 -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구조.
오늘날 삼성출판사는 더 이상 단순한 출판사가 아니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서 영상, 음원, 완구, 공연, 라이선스 등 다층적 수익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출판이 '책을 파는 사업'이었다면, 이제는 '스토리를 확산시키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업이 된 것이다.
진짜 리타겟팅은 '무엇을 버릴지'에서 시작된다
삼성출판사는 종이책을 버리고 콘텐츠를 남겼다. 그리고 그 콘텐츠를 디지털 기술로 재조립(Reengineering)했다. 핵심은 기존 자원의 본질을 재정의하고, 조직을 재배치하며, 시스템을 혁신하는 일이다. 그 결과, 0.1%의 대기업이 아닌 99.9%의 중소기업이 어떻게 스스로를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구분 과거 리타겟팅 후
비즈니스 모델 유아 출판 디지털 콘텐츠 IP
핵심 자산 책 제작 능력 콘텐츠 기획, 스토리텔링
타깃 시장 국내 유아 교육 글로벌 아동 엔터테인먼트
수익 구조 판매 중심 IP 라이선스 + 글로벌 유통
경영 형태 출판사 콘텐츠 플랫폼 기업
투자자
1. 이 회사의 리타겟팅은 '시장 트렌드 대응' 수준인가, 아니면 핵심 역량의 본질을 재정의한 수준인가?
2. 기존 사업의 리스크(출판 시장 축소, 저출산 등)를 통제하면서 신사업(콘텐츠 IP)의 수익 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는 이중 엔진 구조를 갖추고 있는가?
3. 리스트럭쳐링 이후 재무적 성과(이익률, 현금흐름)는 구조적 변화의 결과로 검증되고 있는가?
4. 리엔지니어링 과정에서 AI·데이터 기반 운영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역량이 있는가?
5. 향후 콘텐츠 IP 확장(글로벌, 라이선스, OTT 등)에 필요한 투자, 파트너십 전략은 구체적으로 수립되어 있는가?
경영자
1. 우리의 리타겟팅은 "무엇을 더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서 출발하고 있는가?
2. 새로운 전략 방향에 맞춰 조직의 기능, 자원, 성과지표를 재배치(리스트럭쳐링)했는가, 아니면 구호에 머물고 있는가?
3.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실제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는가 - 의사결정, 데이터 활용, 프로세스 자동화 등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는가?
4. 사람의 열정에 의존하던 체계에서 시스템이 학습하고 자동으로 진화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는가?
5. 기존 사업의 안정성과 신사업의 성장성 사이에서, 경영자는 어떤 기준으로 자원 배분을 결정하고 있는가?
팀장
1. 우리 팀은 여전히 '출판사형 업무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가, 아니면 '콘텐츠 플랫폼형 업무 방식'으로 전환되었는가?
2. 일의 목표가 '제품을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경험을 확산시키는 것'인가?
3. 팀 단위에서 데이터를 활용하여 시청률, 조회수, 반응률 등 KPI를 학습하고 개선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가?
4. 실패 사례(조회 부진, 시장 반응 미비 등)를 숨기지 않고 학습 자산으로 남길 수 있는 문화가 있는가?
5. 리더십은 '지시와 통제' 중심인가, 아니면 자율과 책임을 기반으로 한 운영 탁월성을 추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