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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산책 Jun 23. 2020

꿀잠을 자기 위해 청소를 합니다

청소의 외주화 - 청소는 스스로!

아침에 출근길 거리에 나서면 청소하시는 아저씨가 열심히 길거리에 떨어진 테이크아웃 컵부터 시작해서 아이스크림 비닐봉지를 집게로 집어서 파란색 봉지에 담고 있다. 나는 무심하게 신호등을 기다리고 그 옆을 지나친다. 


출근해서 사무실에 들어가면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쓰레기통에 비닐봉지를 바꿔놓고 가득 찬 쓰레기를 들고나가신다. 그리고 가끔은 밀대 걸레를 가지고 사무실 바닥을 청소한다.

가만히 생각을 해봤다. 사무실 청소를 직접 하던 신입사원 때가 문득 생각났다. 청소를 하기 위해서 정해진 시간까지 출근해야 한다. 정해진 출근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나왔다. 그리고 책상 옆에 있는 쓰레기통을 모두 비웠다.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은 막내의 일이었다. 그렇게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한 곳에 모아서 쓰레기를 비워 놓고 가끔은 물걸레를 가져다가 회의 테이블을 닦았다. 그때 불평불만이 있었다. '다른 회사는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다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청소를 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아마 신입사원이 이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의 원인이었다. 팀장님은 당연히 청소의 "청"에도 관심은 없었다. 그러다가 팀장님이 바뀌고 어느 순간 팀장님이 직접 함께 청소를 같이 해 준 기억이 있다. 물론 테이블을 닦는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그때 기분이 묘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두 책상 당 하나 정도 있던 쓰레기통은 사라졌다. 사무실 내부에는 쓰레기통이 하나만 남았고 나머지 쓰레기통은 사무실을 나가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사무실 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해 주신다.


아파트에 살기 전 사람들은 자기 집 앞마당은 아마 자기가 청소를 했을 것이다. 요즘도 부모님이 살고 있는 농촌마을에 가면 마을 대청소를 직접 하신다. '매번 참여 안 하는 사람이 있어. 아랫집에 사는 **아저씨는 한 번도 안 보여 ' 이렇게 부모님의 불만을 듣는다. 청소는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이 되었다. 아파트도 청소를 하는 분이 있어서 복도며 엘리베이터 청소를 해 주신다. 큰 병원을 가거나 공항을 가거나 터미널을 가도 청소를 하는 분이 있어서 항상 어질러진 곳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깨끗하게 치워진다. 


생산 현장에서도 5일 동안 생산을 위해서 어질러진 것들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하루의 시간 동안 청소를 위한 사람들이 들어와서 깨끗하게 쓸고 닦아 놓는다. 그렇게 하지만 손이 가기 힘든 곳이 많아 언제나 '지저분하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새벽 시간 사람들이 출근하고 있을 때면 쓰레기를 치우는 분들이 쓰레기통을 비우고 비닐봉지를 새것으로 바꿔놓는다. 그리고 한번 그날따라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을 깜박하면 왜 청소를 안 해 놓았냐고 화를 낸다. 


집에서도 아빠가 청소를 하는 일도 있지만 보통 외벌이의 경우 아빠가 출근을 하고 나면 엄마가 혼자서 집안 구석구석을 치워놓는다. 그러면 저녁에 아빠가 돌아오고 아이가 돌아와 다시 어질러진다. 그러면 아빠가 정리를 하기도 하지만 세부적인 구석구석의 정리는 엄마가 할 때가 더 많다. 엄마의 일은 집안 청소에서 끝나지 않는다.  빨래도 해야 하고 그릇, 컵도 정리해야 한다. 손이 가야 할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언제부터 청소를 직접 하지 않고 청소를 하고 정리하는 행위를 귀찮거나 성가신 일로만 생각하게 된 것일까? 우선 생산, 효율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에서 청소의 외주화가 나오지 않았나 한다. 생산 현장에서 생산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이 직접 내가 생산하는 현장 주변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비생산 적인 일을 위해서 사람들이 출근을 하면 그 시간만큼 임금을 줘야 되거나 생산을 위한 시간이 줄어든다. 그러면 임금이 저렴한 다른 사람에게 생산을 하지 않는 시간에 청소라는 일을 시키게 된다. 이렇게 점점 청소라는 일에 관여하지 않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청소는 내 일이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내가 정리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저분해지는 일에 무감각해진다. 


아파트, 공항, 병원 등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하나의 건물이나 공간을 함께 쓰는 환경 속에서도 예전처럼 내 집 앞 골목을 함께 청소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그리고 그렇게 청소를 함께 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도 없다. 아파트 복도를 놓고도 함께 청소를 하자고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 결국은 쉽지 않은 것이다.


 청소를 하는 일에 있어  내 주변부터 내가 직접 청소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들여다겠다. 문득 회사를 입사하고 두 번째 겨울이 생각이 났다. 그 해 겨울은 눈이 유난히 많이 내렸다. 아침마다 회사에 출근하면 눈을 치우는 것이 일이었다. 눈을 치우는 시간을 사무를 보는 시간보다 더 길었지만 그해 겨울은 즐거웠다. 몸을 움직이면서 눈을 치우는 시간, 저만큼 치워진 눈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시간 동안 겨울이지만 춥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몸에는 땀이 흘렀다. 그리고 저녁이면 아무 생각도 없이 꿈나라로 갔다. 불면의 시간들, 저녁이면 의식적으로 잠을 자려고 차를 마시고 노력을 한다. 그러다가 문득, 그래!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 내 주변의 것을 치우고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사진출처 : https://pixabay.com/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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