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머물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포르투를 떠나 아베이루로 향했다.
기차를 타기 위해 들른 상벤투역은 그저 밖에서 지나치며 볼 때도 이미 멋졌지만, 더 근사한 모습들을 안에 가지고 있었다.
기차를 타고 두 시간여를 달려 아베이루에 도착을 했다.
아베이루는 인구가 채 10만도 되지 않는 작은 항구도시이며, 도시 가운데로는 인공운하가 흐르고 있다.
오후 늦게나 아베이루에 도착한 우린 호텔에 짐을 풀고, 본격적인 도시 구경은 내일 하기로 했다.
본래는 아베이루에 하루만 머무르기로 했었지만 호텔이 기대이상으로 좋아 결국엔 그다음 날도 우린 아베이루에서 일정을 보내다 리스본으로 떠나게 된다.
저녁 남은 시간을 호텔에만 있기에 아쉬운 우린 지금 유럽을 한창 뜨겁게 만들고 있는 축구의 현장을 보기 위해 동네 마실을 나왔고, 놀랍게도 인구가 8만여 명인 이 작은 도시에도 유로 팬파크가 조성되어 있었다. 물론 도착한 날엔 포르투갈의 경기가 없어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날의 경기들을 보여주고는 있었다.
우리가 팬파크에 간 시간엔 크로아티아와 스페인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고, 사실상 조별순위가 결정된 경기라 그런지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팬파크의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특히 2유로인가? 에 팔았던 안주 한 접시와 함께 마시던 맥주 한 잔, 그냥 투박하게 다진 고기와 올리브, 빵을 내어준 메뉴였는데 맥주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다음날 날이 밝은 아베이루에서 우린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을 먹고 '코스타노바'에 먼저 가보기로 했다.
아베이루에서 버스로 40분 정도 걸리는 코스타노바는 '줄무늬 마을'로 유명하다.
과거 배를 타고 일을 나갔던 선원들이 해무 속에서도 본인들의 집을 잘 찾기 위해 눈에 잘 띄는 색들로 집에 페인트칠을 하면서 특색 있는 줄무늬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코스타노바가 우리나라에선 요즘 '그릇'으로 더 유명한 것 같다.
비싸고 좋은 그릇으로 팔린다는 그 그릇들도 사실은 이 마을이 원조인 셈이다.
산책하듯 코스타노바를 구경하던 우린 오후에 아베이루로 다시 돌아왔고, 저녁엔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었다. 바로 유로 팬파크에서 'EURO 2016' 포르투갈의 조별 마지막 경기 관람하기.
나야 뭐 사실 중요한 일정은 아닌데 함께 다닌 초딩에겐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아주 중요한 날인지라..
(대한민국 사람 맞습니다)
그래도 축구 좋아하고, 어제 하루 미리 본 팬파크의 분위기도 맘에 들었던지라 흔쾌히 함께 하기로 했다.
포르투갈은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거두면서 마지막 경기를 이겨야 안정적으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으나, 혹시 비기더라도 조별 3위의 승점 순위에 따라서 16강 진출을 할 수도 있는 경우의 수에 놓이게 된다(6개의 조가 조별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3위 중에서도 상위 4개 나라는 다음 토너먼트에 진출이 가능하다).
헝가리에게 끌려가던 경기는 후반전에 호날두가 멀티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그렇게 무승부의 결과로 같은 승점에서도 득실차에서 앞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을 할 수 있게 됐다.
(포르투갈의 이 축구가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계속될 줄은 정말 몰랐지..)
내가 태어난 고향만큼이나 작은 도시였던 아베이루는 뭔가 거쳐가는 여행지의 느낌보다 이 도시에 머무르는 듯한 기분이 더 컸다.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작은 도시의 편안함에 우린 하루를 더 머무르며 도시의 사람들과 함께 축제의 분위기까지도 느낄 수가 있었다.
이렇게 좋은 기억들만 담은 우린, 이제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인 '리스본'으로 떠날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