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덕여행

드라강 스타디움 투어

by Honey

축구 좋아하는 우리가 축구라면 자다가도 일어난다는 유럽에 왔는데 그 흔한 스타디움 투어 한 번 안 하고 가면 그것도 말이 안 되는 일, 더군다나 유럽은 지금 한창 'EURO 2016'이 진행 중이니 일상에서 축구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더없이 좋은 때였다.


당시 우리가 여행 중이었던 포르투갈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팀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수도 리스본에는 호날두가 뛰었던 팀으로 알려진 '스포르팅 CP'와 자국리그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SL 벤피카'가 있으며, 우리가 머무르고 있던 도시인 포르투엔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FC 포르투'라는 팀이 있다.

당시 'FC 포르투'엔 한국인 선수인 '석현준'이 소속되어 있었고, 해외축구엔 조금의 관심만 있는 내가 유일하게 관심 갖고 있던 선수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가 뛰고 있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8강 스페인 전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승부차기를 하나도 막지 못한 그 골키퍼 맞다..)

그렇게 우린 포르투에서 머무는 마지막 날, 'FC 포르투'의 홈구장으로 스타디움 투어를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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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예술의 전당이라고 해야 할까? 콘서트홀로 지어진 곳이다. 한창 공연 연습중인 모습도 얼핏 볼 수가 있었다


숙소를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를 수상한 포르투의 랜드마크 Casa da Musica를 지나며 한번 둘러보기도 했다. 축구와는 다른 의미로 음악도 애정하고 있는 바라..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더 걸었을까.. 우리나라로 치면 번화가는 아니지만 정말 그냥 동네의 커다란 마트가 있을 법한 거리? 라고 해야 하나..? 그곳에 축구장이 있었다. 이름도 비교적 낯선 'BOAVISTA FUTEBOL CL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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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꽤 역사가 있는 팀이었다. 앞서 얘기한 3팀을 제외하고는 55년만인 00-01시즌에 리그 우승을 이룬 바가 있고 최근엔 K리그 이동경 선수와 이적 협상이 오가기도 했었다


생뚱맞은 위치의 축구장을 뒤로하고 드디어 도착한 Estádio do Dragão, 'FC 포르투'의 홈경기장이다.

최근엔 '맨체스터시티-첼시'의 2021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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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게 지하철역 이름도 경기장의 이름을 그대로 썼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받아든 스타디움투어 티켓(맨 오른쪽)


우리의 집인 전주월드컵경기장도 물론 좋지만, 들어선 경기장은 비시즌임에도 불구하고(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추춘제로 시즌을 운영한다)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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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게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잘 정돈된 잔디만 봐도 마음의 안정이 느껴진다..


경기장 구석구석을 감탄하며 둘러본 후 본격적인 스타디움투어를 하기 위해 가이드와 함께 이동을 했다.

주차장을 지나는 어느 길목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갤러리처럼 팀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었고, 그렇게 과거 선수단이 탔던(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버스를 지나, 미디어실을 거쳐 락커룸까지도 둘러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가장 기대가 됐던 건 'MUSEU FUTEBOL CLUBE DO PO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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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입구, 그리고 'FC 포르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조세 무리뉴'감독(맨 오른쪽), 한때는 외국인 감독 중 무리뉴 감독을 좋아했었다. 꼰대가 돼서 그렇지..


입구를 지나 들어선 박물관의 모습은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이긴 했지만 적절하게 잘 사용한 조명으로 넓은 공간에서 웅장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고, 'FC 포르투'의 빛나던 시기와 역사를 둘러보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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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포르투'의 빛나던 시절과 역대 베스트 일레븐(오른쪽 하단),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몇번이나 만났던 '헐크'가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FC 포르투'는 포르투갈의 또 다른 클럽인 벤피카, 스포르팅과 더불어 단 한 번도 2부 리그로 강등된 적이 없는 팀이다. 자국리그 내에서도 이미 강팀이었던 'FC 포르투'는 UEFA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과 UEFA슈퍼컵, 인터컨티넨탈컵, UEFA유로파리그를 모두 차지한 포르투갈의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이랬던 'FC 포르투'가 02~03 시즌에는 UEFA컵, 포르투갈컵, 리그 우승을 모두 차지하더니, 이어진 03~04 시즌에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컵까지 거머쥐면서 팀의 황금기를 만들어냈으며, 이러한 황금기를 이끈 감독이 바로 '조세 무리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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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어'로 유명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좌), 당시 우승 세리머니를 재연한 모습(가운데), 결승전에서 무리뉴 감독이 실제 사용했던 작전판(우)


기대이상의 스타디움 투어를 마치고는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유종의 미를 거두자며 경기장 한편에 마련된 카페에서 점심까지 먹고 가기로 했다. 축구장 안에 있다고 하기엔 카페의 분위기마저 이미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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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만 봐서는 누가 축구장 안에 있는 카페라고 하겠냐고..(상단 왼쪽)


우리의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생맥주 한 잔씩에(나는 알쓰가 분명하다), 연어샐러드와 구운 치킨 요리를 함께 주문했다. 심심해 보이는(?) 비주얼에 비해 맛은 훌륭한 편이었다.


이렇게 마지막까지 더 바랄 게 없는 스타디움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우린 포르투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약간의 아쉬움을 조금은 남긴 채 새로운 도시로 떠날 준비를 했다.


KakaoTalk_20230209_092742458_20.jpg 잘 있어! 언젠가는 꼭 또 구경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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