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진심입니다

by Honey

2018년 8월 18부터 9월 2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최가 됐다.

국제대회만 나가면 국민적 관심이 폭발하는 '남자축구'종목에 전북현대 소속으로는 수비수 김민재 선수와 골키퍼 송범근 선수, 그리고 미드필더 장윤호 선수가 차출이 됐다.

그리고 이 아시안게임 기간과 겹쳐 우린 너무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었으니 바로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었다. 8강전의 상대로는 같은 K리그의 팀인 '수원삼성'을 만났다. 지난 언급처럼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는 상대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명단이 발표될 때부터 약간은 불안했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특히 김민재-송범근 선수는 팀의 완전한 주전 선수로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차선책으로 투입된 선수들과의 차이가 너무 컸다. 스쿼드가 단단한 팀이라고 늘 자부했는데 변수가 생길 때 쓸 수 있는 대안이 너무 엉망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의 최근 상대전적으로만 봤을 때 '8승 3무 2패'로 우리 팀이 아주 많이 앞서고 있다는 점이었다.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중이었고, 한두 명의 선수가 바뀐다고 경기력까지 크게 좌지우지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2018년 8월 29일 수요일,


ACL 8강 1차전 경기가 홈에서 펼쳐지는 날,

수비 부분이 다소 불안하긴 했지만 '에이, 설마..'라는 생각이 더 컸다.

그리고 심지어 8강 대진이 확정되고부터는 '당연히 준결승에 진출하겠다'는 오만한 생각을 이때까지도 했었던 것 같다.

물론 축구는 진짜 끝날 때까지 알 수가 없는 거고, 더욱이 토너먼트는 그 변수들이 더 크기도 하지만..


긴장과 기대감 속에 드디어 경기가 시작됐고, 믿을 수 없는 경기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제대로 된 공격은커녕 전반전에 기억나는 위협적인 장면이 하나나 되려나? 정말 보면서도 믿기 어려운 경기력이었다. (오늘 우리 전북 맞아??)

'그래, 후반에 다시 다잡고 뛰자'


토너먼트는 오늘의 경기가 끝이다.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리그와는 그 성격이 아주 다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2차전까지 해도 135분이 전부고, 오늘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단 45분뿐이다. 후반전에 분위기를 바꿔 반드시 득점을 내야 했다. 더욱이 실점을 당할 경우 상대는 '원정' 득점이기 때문에 만약의 상황에 경우의 수까지 따지게 된다면 더 유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반과는 다른 분위기를 기대하며 후반이 시작됐다.

그렇게 시작된 후반전은...... 방심이 낳은 아주 참혹한 결과를 가져왔다..

후반 초반, 두 번 정도의 공격 찬스가 있긴 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후반 중반이 지나면서 더 어수선해지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 없던 분위기는 75분, 수원의 데얀에게 선제 실점을 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7분 만에 멀티골을 허용했고, 그로부터 3분 뒤, 한의권 선수에게 쐐기골까지 얻어맞으며 10분 동안 3실점이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경기를 눈앞에서 펼치고 있었다. 선수들 간에 소통 같은 건 없어 보였고, 순순히 내주던 공격 기회들과, 그중 지금까지도 가장 이해되지 않는 골키퍼의 플레이.. 정말 다 막을 수 없던 골들이었는지 보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 경기 이후 황병근 골키퍼에 대한 생각이 아주 굳어져 버렸다. 최소한 '전북'이라는 팀에서 그런 플레이는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사람을 개인적으로 싫어하거나 비난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이렇게나 중요한 경기에서 그런 경기력은 보통의 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다. 물론 이날 이후로 더 성장한 선수가 되길 응원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실제로 그런 선수가 되어 있다)


이때부터 상황은 더 최악으로 가고 있었다. 이런 감독님의 자세와 표정은 좀처럼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우리 범근이보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조현우 선수가 더 주목을 받고 있었고(그럴 거면 우리 범근이 ACL만 뛰게 좀 보내주지..), 오늘의 경기로 나는 올해의 ACL을 이미 체념해 버렸다. 그렇다고 팀을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3골을 뛰어넘어 다음 토너먼트로 우리 팀이 진출한다는 건 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혹여 2차전에서 또 3실점을 한다고 해도 당연히 함께 할 것이다.

다만, 모두가 가진 그 절실함으로 조금만 더 뛰어주길 바랄 뿐이다.

아니면 이것도 내 욕심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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