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내라, 전북!

축구, 왜 맨날 마음이 아파..

by Honey

시즌초였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자들이 유독 많았다.

수비 라인에만 대여섯 명에 가까운 부상자들이 있었고, 두터운 스쿼드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더욱이 빡빡한 일정까지 더해지며(러시아 월드컵이 치러진 해) 비록 FA컵은 여름 이후의 토너먼트에 합류하지만, 초반에 리그와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을 병행하기엔 힘겨운 일정이었다.

5/2 수요일에 리그 홈경기가 있었고, 5/5 토요일에 리그 원정경기가 있다. 그리고 5/8 화요일엔 ACL 원정 경기가 잡혀 있다.. 그것도 심지어 동남아 태국의 부리람, 방콕에 도착해서도 다섯 시간을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거리다.



2018년 5월 5일 토요일, 그리고 어린이날,


전남과의 원정 경기가 있던 날, 장소는 또 '순천팔마종합운동장'이다.

그냥 리그 경기를 이어가는 거라면 그래도 문제가 없겠지만, 샤워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이 오래된 종합운동장에서 무사히 경기를 치르고 인천공항까지 이동한 후 해외 원정을 가기란 사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부득이하게 ACL 선발대가 먼저 태국으로 향했고, 남은 선수들로 오늘의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선발 명단 중 4명의 선수가 K리그 데뷔전이었고, 교체 명단조차 골키퍼 2명을 포함한 4명의 선수가 전부였다.

제대로 손발도 맞춰본 적 없던 선수들 간의 경기가 이미 쉽지만은 않은 상태에서, 여기에 더 큰 변수가 생기고 말았으니.. 전반 35분경 정혁 선수가 거친 파울로 인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고 만 것이다. (축구, 참 쉽지 않아..)

그라운드에 남은 선수들은(더욱이 그 어린 선수들이) 한 명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정말 사력을 다해 경기를 뛰었고, 후발대로 출발하기 위해 남은 송범근 골키퍼의 선방까지 더해져, 득점은 꿈조차 꿀 수 없었지만 실점도 하지 않으며, 관중석에서 보기에도 마음이 아플 정도로 처절했던 이 경기를 0:0 무승부로 지켜냈다.

그리고 송범근 골키퍼와 코치진은 뒤늦게,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부리람으로 향했다.




2018년 5월 8일 화요일,


불과 3일 전 순천에 있던 팀이 이틀이 지나고 3일 만에 태국의 부리람에 와있다.

물론 순천에서 뛰었던 선수 중에 부리람에 온 선수는 골키퍼 한 명뿐이지만, 이미 오가는 길부터 참 쉽지 않은 동남아 원정이다. 더욱이 오늘부터는 조별 경기가 아닌 토너먼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6강전의 첫 경기였기에 더 허투루 할 수가 없었다.


다운로드 (3).jpg 부리람과의 16강 1차전의 라인업


리그 경기도 챙기지 못하며 떠난 부리람 원정이었는데......

마치 다들 어제 도착한 선수들처럼 보이는 경기력이었다.. 고군분투했지만 어수선했고, 더욱이 이른 시간 선제 실점까지 하면서 경기는 더 어렵게 흘러가고 있었다.

후반이 시작되고 금세 동점골을 넣긴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실점을 하게 됐고, 거기에 추가 실점까지 하면서 2골 차로 경기는 끌려가고 있었다. 뛰는 선수들의 눈빛은 너무 간절한데 경기가 맘처럼 되지 않으니 보는 우리들까지도 어찌나 안타깝던지.. 여기서 이렇게 끝낼 수는 없는 ACL이었다.

정규시간도 다 지나 추가 시간에 돌입할 즈음, 첫 실점에 관여한 죄(?)로 내내 표정이 더 어둡던 손준호 선수가 한 골을 만회하면서 결국 최종 스코어 3:2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손준호 선수가 경기 막판 넣은 이 한 골은 2차전의 불씨를 지피는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


KakaoTalk_20221005_083809530.jpg 추가시간 득점에, 돌아서던 그 간절한 눈빛에, 그 눈밑에 찢긴 상처에.. 정말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른다..



어린이날부터 아릿하던 축구가 어버이날까지 이어졌다.

너무나 힘들었을 일정에 돌아온 선수단은 주말에 또 바로 리그 경기를 이어갔고, 리그 경기를 치른 3일 뒤 홈에서 다시 한번 부리람을 만나게 됐다.

1차전 손준호 선수의 천금 같은 만회골로 분위기를 다잡은 팀은, 홈에서 만난 부리람을 상대로는 2:0 승리를 챙기면서 합계 스코어 4:3으로 8강전에 무사히 진출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지난해 유독 아쉬움이 컸을 ACL의 더 높은 자리를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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