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드립니다, 감동님.

최강희 감독님의 최다승 달성 경기

by Honey

해가 바뀌기 전, 대전에서만 10년을 넘게 살던 내가 전주로 이사를 했다. 축구 때문 아니고 진짜 일 때문이었다. 이사한 집의 위치상 차가 필요했고, 그렇게 나의 삼공이와도 만나게 됐다. 오랜 장롱면허에서 이제 운전대를 잡은 지 반년이 채 되기도 전에 전주에서 춘천까지 장거리 원정을 떠나기로 했다. 자차로.

이 길을 시작으로 빡센 주인 잘못 만난 우리 삼공이는 지금까지도 아주 호된 고생을 하고 있는 중이다.




2018년 4월 25일 수요일,


강원과의 원정 경기가 춘천에서 열리는 날,

4월 둘째 주 경남 원정에서의 대승 이후 1위 자리에 오른 전북이었다.

팀은 6연승 중이었고, 좋은 분위기도 계속 이어져가고 있었다.

거기다가 오늘의 원정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만약 오늘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감독님의 지도자로서 최다승 기록을 다시 쓸 수 있는 날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설레는 마음으로 전주에서 춘천으로 향했고, 4월의 끝자락이라 날씨마저 너무 좋았다.

무사히 춘천에 도착해서는 김유정 문학관과 의암호를 끼고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도 들렀다.

매일매일 이런 곳에서 돈 많은 한량처럼 축구나 보면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마저 환상, 돈 많은 백수로 이런 곳에서 살고 싶어요.. 매일 축구나 보면서... 김유정 문학관(좌) 의암호 urban green(우)


강원의 시즌 초반 분위기는 2위~5위를 오가며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당시 외국인 선수였던 '제리치'가 팀의 주요 선수로 자리 잡으면서 좋은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을 때였고, 우리 팀은 제주부터 시작된 원정 2연전이라 체력적인 부담이 다소 있긴 했다.


이렇게 큰 기대감과 약간의 걱정으로 시작된 경기는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약간의 걱정도 필요가 없는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너무나 잘해준 '김민재 - 최보경' 두 명의 수비수 선수가 강원의 공격을 철저하게 묶어 버렸고,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우리 팀은 전반 아드리아노의 득점과 후반 정혁 선수의 득점에 힘입어 경기의 승리를 챙기면서, 7연승에 이은 감독님 최다승 달성이라는 엄청난 기록까지 강원 원정에서 달성할 수가 있게 됐다.

이 기록이 더욱 대단한 이유는 과거 김정남 감독이 25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며 이뤘던 210승이라는 최다승 기록을, 최강희 감독님은 거의 그 절반에 가까운 13년 만에, 그것도 그보다 많은 211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감독님의 최다승 달성을 축하하는 전북의 원정팬들, 평일에다가 거리도 먼 원정길이었다


경기가 마무리되고 승리의 세리모니로 자축을 하면서, 승리보다 값진 감독님의 최다승까지도 원정팬들이 온 마음으로 함께 축하해 주고 있었고, 그런 팬들의 축하에 화답하시듯 감독님은 메가폰을 건네받아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하셨으며, 그렇게 모두에게 잊지 못할 기억 속의 한 페이지가 춘천에서 또 쓰이고 있었다.



일부러 1박 2일의 시간으로 잡았던 그날의 춘천 원정에서 경기가 끝난 후에 더 뜻깊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고, 꿈같던 시간이 지나고 숙소로 돌아오던 길엔 몇 번의 방지턱을 지날 때마다 "허니야~" 하는 애정 어린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하기도 했지만, 그 덕에 지금도 방지턱을 만날 때마다 그리운 얼굴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캡처.PNG 최강희 감독님의 최다승 달성 경기 티켓



그리고 어쩌면 마음의 준비라는 것도 이때부터는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감독님, 잘 지내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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