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문

사람들은 왜 항상 문을 열라고만 할까.

by 단비

사람들은 왜 항상 문을 열라고만 할까. 닫힌 문이 지켜주는 끝은 본 적도 없으면서.




나는 늘 문을 열어야 한다고 배웠다. 마음의 문을 열어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취업의 문을 열어야 사회인이 되며, 성공의 문을 열어야 인생이 빛난다고.


그래서 나는 애써 문들을 열었다. 낯선 사람에게 마음을 열었고, 끝없는 시험과 면접으로 취업의 문을 열었으며, 남보다 앞서기 위해 경쟁의 문을 기어이 열었다. 열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고, 사람들은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문을 열수록, 이상하게도 안은 좁아지고 숨은 막혔다. 열어젖힌 문 너머엔 늘 또 다른 문이 서 있었다. 언제나 더 큰, 더 무거운 문. 나는 문을 여는 데 익숙해졌지만, 그 앞에서 멈추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어느 날,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내가 지나온 여러 개의 문들이 여전히 활짝 열려 있었다. 닫히지 않은 문을 통해 오래 전의 장면들이 흘러나왔다.


무례한 말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도리어 나를 탓했던 날, 헤어지자는 말을 끝내 하지 못해 더 큰 상처로 이별을 맞았던 날, 퇴근 후에도 감정을 끝맺지 못해 밤새 나를 짓눌렀던 날...


그제야 알았다. 문을 여는 용기만큼이나, 문을 닫는 결단이 삶을 지켜준다는 것을. 닫히지 않은 문들은 내 마음을 바람 앞의 종잇장처럼 쉴 새 없이 흔들어놓았다.


사람들은 왜 항상 문을 열라고만 할까. 닫힌 문이 지켜주는 평화는, 열어젖힌 문들 사이에선 결코 배울 수 없는 것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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