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미니벤타고 별 구경
즐겁게 여행은 하고 있지만 이번 일정동안 꼭 해결하고 싶은 게 있다. 바로 SSN(Social Security Number) 카드 수령하기. 이민 수수료는 이미 출국 전 지불했고 입국심사 마쳤으니 이제 그린카드와
SSN만 잘 받으면 되는데, 이게 쉽지 않다. 특히 SSN을 누구는 3주, 누구는 59일 넘게 걸려서 받았다고 한다. 관련 사이트에 넘버 넣어서 검색하니 기본적인 정보만 적혀있고 상세 상태에 대해선 알 수 없었다. 지금 지내고 있는 미국 집으로 수령하고 싶은데 곧 이사될 예정이라 고민이 많다. 3주 안으로 안 온다면 남편은 미국에 다시 잠깐 와야 되려나? 비행기 티켓값도 만만치 않으니 부디 잘 풀리면 좋겠다.
[다섯 번째 날, 여행 리스트]
1. Desert Hills Premium Outlets
2. 조슈아 트리(도깨비방망이 나무처럼 생김)
12:30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장거리 이동을 위해 다 같이 카페인 수혈 준비완료. 스타벅스 커피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어디서 마셔도 맛있다. 세 시간 정도 이동해야 했는데 한국에서 가져온 이 블록이 아주 유용했다. 첫째는 본인이 만들고 싶은 걸 멋지게 만들 수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가지고 놀고, 둘째는 끼우는 게 쉽지 않은데 어떻게든 만들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잘 가서 대만족 장난감이다.
15:00 Desert Hills Premium Outlets
‘Desert Hills Premium Outlets’ 여기가 유명한 아울렛이라고 한다. 조슈아 트리 가는 길에 있어서 우리도 들려보았다. 일단 도착하자마자 아울렛 내에 있는 인 앤 아웃에서 점심을 먹었다. 버거는 생각보다 짜지 않았고 첫째도 반쪽 다 먹었다. 감자튀김은 소금이 안 뿌려져 있음에도 짰는데 첫째는 맛있다면서 케첩에 푹푹 찍어먹었다. 둘째는 건강식주의라.. 여기선 거의 먹은 게 없다. 입맛이 까다롭다면 꼭 각종 과일 및 아기 주스 등 끼니 대체용을 항시 챙겨 다니는 걸 추천한다. 둘째는 차에서 바나나와 물로 해결했다.
아울렛 쇼핑은 짧고 굵게 했다. 딱 필요한 것만 후다닥. 정작 내 건 안 샀지만 양손 가득 들고 나옴으로써 또 하나의 숙제를 해결한 것 같아 홀가분했다. 햇빛이 많이 뜨거워서 아가들이 힘들었을 텐데 시원한 물 마시면서 버텨주었다. 둘은 갑자기 또 코드가 맞았는지 손잡고 하하 호호 웃으며 다녔다. 이럴 땐 정말 사랑스러운 남매다.
19:20 Keys View Loop Nature Trail
조슈아 트리 안에 있는 해돋이 명소로 갔다. 해가 넘어가기 일보 직전에 도착해서 짧게 봤지만 충분히 장관이었다. 우리처럼 잠깐 사진만 찍고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바닥에 앉아서 느긋이 감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앉아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나였다면 나는 어떤 마음으로 감상했을지 궁금해졌다.
20:30 조슈아 트리 독채 펜션
가족들이 분주하게 움직여주셔서 빠르게 맛있는 바비큐를 먹을 수 있었다. 삼겹살, 목살, 상추, 버섯, 김치, 밥 그리고 맥주! 정말 맛있게 배 터지도록 먹었다. 식사 후엔 불 다 끄고 별 구경했다. 와~ 어쩜 그렇게 빛나고 많이 보이는지! 별이 쏟아질 것 같다는 표현이 딱이었다. 둘째 안고 잠깐 구경하다가 추워서 들어왔다(날씨가 추운데도 감기 안 걸리고 잘 버텨주는 아가들이 너무 고맙다)
집에서부터 들고 온 휴대용 침대 가드 설치하고 모두 침대로 오시오! 자정 정도 됐던 것 같은데 피곤하지도 않은지 둘이서 깔깔깔 잘 논다. 지치면 알아서들 자겠지 싶어서 먼저 잠들었다.
참, 이 펜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샤워기에 헤드만 있고 호스가 없다. 그래서 아이들 샤워해 주려면 자연스럽게 어른도 같이 씻어야 되는 단점이 있었다. 그리고 드라이기도 없었다. 당황했지만 머리 스타일 정도는 포기해도 괜찮아서 그런가 보다 했다.
따가운 햇살 아래 조카/손주들까지 챙기느라 고생하신 가족들께 더욱더 감사한 날이었다. 엄마는 몸이 두 개면 좋겠다. 하나는 육아, 하나는 집안일 돕기. 그럼 어느 쪽에서도 마음 편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