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24학번 대학생 새내기가 된 양갱이라고 해요. 그런데 제 나이가 24학번이라기엔 좀 많아요. 서른다섯 살이거든요.
제가 학창 시절일 때만 해도요,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해 본인의 길을 갔다”라는 이런 레퍼토리의 이야기는 흔하지 않은 일이라서요,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간혹 여담으로 영웅담 이야기 하듯이 얘기해 주시곤 했어요.
대학생 된 거 축하해
그런데 제가 서른다섯이 되어보니까요, 세상이 변한 것인지, 제가 변한 것인지, 저는 오히려 축하한다는 말만 듣고 새내기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심지어 한 친구는 저에게 “오, 너 그 학과랑 잘 어울려” 이런 말까지 해줬어요.
사실 저는 이미 대학교를 졸업한 데다 직장인 경험까지 몇 년 이상은 해본 사람이에요. 그런데 제가 왜 인생경로를 확 틀었냐면요, 물론 첫 번째 이유는 기존에 선택한 진로가 너무 적성에 안 맞아서겠죠, 다시는 같은 걸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시간 이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프리랜서가 되고 싶었어요. 9 to 6라는 일반적 직장 제도가 도저히 몸에 받질 않아서요. 이제와 생각해 보면 제가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내왔나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가 원하는 직종의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따야 하고, 그 자격증은 대학을 나와야 자격요건이 주어진다는 거예요. 뭐, 어쩔 수 있나요?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 뭐든 다시 해볼 수밖에 없다는 용감한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사이버 대학이다, 학점은행제다, 편입이다 선택지가 몇 개 더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제가 굳이 대학 신입생을 선택한 이유는 그냥 ‘감’이었어요. 그래야 저 자신이 의욕 있게 열심히 해낼 것 같은, 나에 대한 그런 감이요.
요즘 저에게 카톡을 보내는 친구들은요, 이런 질문을 먼저 던져요. “학교 생활 잘하고 있어?” 그럼 저는 이렇게 대답하죠. “응, 아주 열심히 다니고 있어, 새내기 친구들도 열심히 사귀고”
인생이 참 재밌다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서른다섯 살 먹고 다시 대학교 새내기가 될 줄을 정말 몰랐거든요. ‘다음에 나이 먹고 대학 한 번 더 다녀보면 재밌을 듯?’하고 얼핏 상상이나 해봤지 그게 지금 저의 현실이 될지 감히 알수나 있었을까 싶거든요. 04년생이랑 대학 친구 먹은 89년생 이야기가 매우 리얼리티 한 이야기였던 거예요.
이문세의 노래 제목처럼 ‘알 수 없는 인생’이라 오 마이걸 노래 제목처럼 ‘살짝 설렜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