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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루프 Jan 20. 2024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III)

물발자국(Water Footprint)


생태발자국과 탄소발자국과 함께 주목받는 개념이 바로 물발자국입니다. 물발자국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가상수(Virtual Water)라고 하는데, 여기에 상품을 사용, 폐기하는 데 쓰이는 물의 양을 합산한 총량


다시 말해, 물발자국은 원료를 취득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한 뒤 소비자가 사용하고 폐기하는 전체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의미합니다. 물발자국의 수치가 높을수록 사용된 물의 양이 많다고 볼 수 있고 수치가 낮을수록 사용된 물의 양이 적다고 볼 수 있지요. 이를 통해 제품의 생산·소비 단계별 물 이용의 효율성을 평가할 수 있으며,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의 물 사용 불균형이나 물 부족(Water-stressed) 등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생산에 필요한 물의 양.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 15,415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출처: 물발자국네트워크(www.waterfootprint.org)


유네스코(UNESCO) 산하의 물·환경 교육기관인 유네스코 IHE(International Institute for Infrastructural Hydraulic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에서 발표한 주요 농산물들의 물발자국을 보면, 300g짜리 사과 1개의 물발자국은 210리터, 쌀 1kg의 물발자국은 3,400리터, 돼지고기 1kg의 물발자국은 4,800리터입니다. 2008년, 네덜란드 트웬테대학교 교수 아르옌 후크스트라(A. Y. Hoekstra)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자유주립대학교 교수 아쇼크 차파게인(A. K. Chapagain)이 발표한 논문에 물발자국에 대한 개념이 처음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이들은 상품들에 숨겨진 물 소비를 시각화하는 것이 담수의 전반적인 특징을 이해하고 소비와 무역이 물자원 소비에 끼치는 영향을 수량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것은 소비와 물 사용 사이에 숨겨진 연결고리를 찾아내 물 관리의 새로운 전략들을 구축하는 데 기본이 될 수 있게 했습니다


물발자국 요소. 직접적인 물 사용과 간접적인 물 사용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다시 청색 물발자국과 녹색 물발자국, 회색 물발자국으로 나눌 수 있다. 출처: 물발자국네트워크


물발자국에 있어 세분화된 녹색, 청색, 회색 물발자국의 종류와 개념. 출처: 물발자국네트워크



또 물발자국은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 제품 구입 후 사용단계에서 투입되는 물의 양인 직접적 물(Direct Water) 사용량과 제품 생산과정에서 소요되지만 최종 제품상에서는 보이지 않는 간접적 물(Indirect Water) 사용량으로 구분하여 나타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 한 잔의 물발자국을 산정해 보면,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물의 양 200ml와 커피를 재배하고, 제품을 생산, 포장, 출하하기까지 사용되는 간접적인 물의 양 140L를 합친 것을 말합니다. 이만한 물은 네덜란드(아르옌 후크스트라 교수가 네덜란드인이라서 아마도 이런 예를 들지 않았을까요?)의 일반 사람들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용수량과 거의 비슷하다고 하네요. 


또 색깔을 딴 물발자국 구분도 있습니다. 청색 물발자국(Blue Water Footprint)은 한 생산물의 공급사슬을 따라 소비된 청색 수자원인 지표수와 지하수를 뜻합니다. 녹색 물발자국(Green Water Footprint)은 녹색 수자원인 지표에서 흐르지 않는 상태의 빗물의 소비를 가리킵니다. 회색 물발자국(Grey Water Footprint)은 오염수와 관련된 용어로서, 오염원을 천연 농도와 주변 수질 기준에 맞게 정화하기 위해 필요한 담수의 양으로 정의됩니다. 물발자국은 생산과 관련된 물 사용량에 소비적 관점을 추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담수의 사용량은 시간당 소비하거나 또는 오염시킨 물의 양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물발자국은 개인, 가정, 마을, 도시, 지방, 국가와 같은 소비자나 공공기관, 민간기업과 같은 생산자 단위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계산해 내는 과정을 총칭하여 물발자국 산정이라고 합니다. 현재로선 용수 관리의 기본인 물의 소비량과 오염량을 측정하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물발자국입니다. 물발자국은 시·공간적 물 사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사회적으로 평등하며 경제적으로 효율적으로 물을 사용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물발자국과 생태발자국, 탄소발자국의 연관성

생태발자국, 탄소발자국, 물발자국은 인간이 환경에 남기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한 하나의 지표인 환경 발자국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태발자국이 핵심은 어떤 인구 집단이 사용하는 생태용량을 측정하고, 물발자국은 어떤 인구 집단이 사용하는 담수를 측정한다는 것으로 그 의미가 구분됩니다. 따라서 두 지표는 지속가능성 퍼즐에서 각기 다른 조각의 정보를 제공하며, 서로 충돌하는 기준으로 보기보다는 인간 소비와 관련하여 자연 자원 사용에 대한 두 개의 보충적인 지표들로서 이해하는 것이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생태발자국이 어떤 인구 집단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물학적 생산 가능 면적을 나타내며 포괄적이라면, 물발자국은 이에 필요한 구체적인 담수의 양을 나타냅니다. 결과적으로 한 나라 물발자국의 공간적 분포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면 환경에 대한 영향을 좀 더 알기 쉽게 파악할 수 있겠지요. 생태발자국과 물발자국의 계산 결과와 관련해서는 유사점과 차이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식품 소비는 생태발자국과 물발자국 모두에 상당한 관련이 있지만 이동성은 생태발자국에만 매우 중요한 요소인 셈이죠. 지속 가능한 관점에서 한 나라의 물발자국은 또 다른 이야기이며, 경우에 따라 다른 관점에서 특정한 개발 전략을 필요로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한편, 물발자국은 영국 런던대학교 앨런(J.A. Allan) 교수가 도입한 '가상수(Virtual Water)' 개념을 기초로 확장된 새로운 개념이기도 합니다. 앨런 교수 이론에 따른 가상수는 1998년 그라운드 워터(Ground Water) 지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는데, 여기서 가상수란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가상수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생산의 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물의 양입니다. 가상수는 농축산물뿐만 아니라 모든 공산품에도 들어 있으므로 제품의 생산과 소비활동은 물의 잠재적인 수요를 수반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인공 환경의 구성요소 중에서 가상수를 포함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수자원이 부족한 국가가 자국에서 농산물을 생산하지 않고 수입하면 농산물 생산에 사용되는 물을 다른 목적, 그러니까 생활용수나 공업용수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고, 결국 농산물을 수입하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농산물 생산에 사용되는 물을 수입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데 기초한 개념이 바로 가상수입니다. 물 부족은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이며, 가상수의 등장은 물의 이동성을 가중시켜 전 지구적인 물의 양적 관리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세 가지 발자국을 합치면 육·해·공

전 지구적인 환경 위기에 전방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물발자국, 생태발자국, 탄소발자국 지표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출처: <발자국 이야기:탄소발자국, 물발자국 및 생태발자국> 



지금까지 환경에서 발자국들이 의미하는 바를 충분히 살펴보았습니다. 이미 이야기하긴 했지만 발자국이라는 말은, 인간이 이 지구에 발자국을 내딛는 그 순간부터 일어나는 환경 파괴 정도를 나타내기 위한 상징적인 표현이라는 것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온실가스가 큰 화두이다 보니 탄소발자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나, 결국 전 지구적인 환경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와 함께 생태발자국과 물발자국의 지표도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에도 수긍하게 됩니다. 고정된 토지자원 보호를 위해 생태발자국을, 지역적 시간 한정성을 가진 수자원에 대해서는 물발자국을, 공기의 유동성을 가진 대기자원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탄소발자국을 지표로 삼아 전방위적인 노력이 우리 인간에게 절실한 시점입니다. 우리에겐 이제 지구의 쾌적한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자원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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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시리즈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I) - 발자국의 시작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II) - 7월 28일, 2022년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 - 생태 발자국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III) - 물발자국 (Water Footprint)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IV - 마지막) -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참고 및 발췌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 중부매일

물발자국 네트워크

물발자국(Water Footprint) 개념의 정책적 도입과 활용방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대로 가다간…2030년 한국 ‘1인당 CO2 배출량’ 주요국중 1위 될지도, 한겨레

Estimating the Date of Earth Overshoot Day 2021, Global Footprint Network

온실가스가 왜 친환경 텀블러에서 나와?, KBS News

탄소발자국 계산기, 한국 기후환경 네트워크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Water  footprints of nation: Water use by people as a function of their  consumption pattern, A.Y.Hoektra, A.K.Chapagain, Water Resour Manage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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