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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루프 Jan 20. 2024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IV - 마지막)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생태발자국은 에너지 생산 소비, 구조물 환경, 정원, 경작지, 초지, 인공림, 자연림, 비생산적 토지 등 8개 토지 이용 범주로 구성됩니다. 이중 에너지 생산 소비의 소요면적은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필요한 토지 면적을 나타내며, 이를 ‘탄소발자국’으로 부르기도 하지요. 그러고 보니 탄소발자국은 결국 생태발자국의 개념에서 태어난 셈이네요. 현세대의 최고 환경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 Net Zero)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자, 그럼 이제 탄소발자국으로 넘어가 볼까요? 여기서 말하는 탄소는 온실가스를 말하는데 탄소발자국이란 좀 더 정확히는 이렇습니다.

"사람의 활동, 기업의 제품 생산부터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총량"

그러니까, 인간이 연료, 전기, 용품 등을 사용하면서 배출한 탄소량을 발자국처럼 상징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대기로 방출된 온실가스 물질이 지구의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므로 탄소발자국은 지구 환경의 오염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어요. 탄소발자국이라는 개념은 2006년 영국 의회 과학기술처(POST)에서 최초로 제안했습니다. 이는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탄소발자국으로 표시하게 하는 데에서 유래되었죠.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이상 기후, 환경 변화, 재난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지면서 그 원인들 중 하나로 제시되는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감소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탄소발자국의 표시는 무게 단위인 kg 또는 실제 광합성을 통해 감소시킬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나무의 수로 환산한 단위를 사용합니다. 친환경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이 증가함에 따라 영국, 캐나다, 미국, 스웨덴 등에서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며,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부터 제품의 제작 과정부터 유통과정에 걸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품에 표기하여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죠. 탄소발자국은 인간의 전체 생태발자국 중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더욱이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는 요소입니다. ‘발자국’이라는 틀에서 탄소발자국과 생태발자국을 살펴본다면 단순히 하나의 자연계에서 다른 자연계로 우리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닌 종합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식을 갖게 해줍니다.


탄소발자국의 특별한 접근법과 LCA

탄소발자국은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서 몇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에 대한 산정값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 출처: 언플래시(Unsplash)


생태발자국 중 탄소발자국은 다소 특별한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상쇄시키는 데 필요한 생산성 토지 규모로 그 값을 변환하는 것입니다. 이는 화석연료 연소로부터 발생하는 지구 수요량을 의미합니다. 특히 제품에 대한 탄소발자국은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 방법론에 따라 계산되는데, ISO 14040 및 ISO 14044로 표준화되어 국제적으로 동일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활용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국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약 7억 276만 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톤)이며, 2018년 한국인 1인당 배출량은 14.1tCO₂eq입니다. 또한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전과정평가 측면에서 텀블러, 일회용 플라스틱 컵, 일회용 종이컵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텀블러 671g, 일회용 플라스틱 컵 52g, 일회용 종이컵 28g입니다. 텀블러가 일회용 플라스틱 컵보다 13배, 일회용 종이컵보다 24배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셈이죠. 이처럼 텀블러가 일회용 종이컵보다 친환경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만 텀블러를 13번 이상 사용하면 일회용 플라스틱 컵보다 친환경적이고, 텀블러를 24번 이상 사용하면 일회용 종이컵보다 오히려 친환경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년간 일회용 컵을 하루 1개씩 사용할 경우와 텀블러를 사용할 경우를 비교하면 텀블러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일회용 플라스틱 컵보다 33배, 일회용 종이컵보다 18배 줄일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과정평가를 활용한 탄소발자국 계산은 환경부 탄소 성적표지 작성지침에 따릅니다. 탄소발자국 계산은 그 용도가 생산과정, 소비 부분, 또는 제품을 매개로 생산과 소비 부분을 연계한 온실가스 관리인지에 따라 데이터 수집 범위가 달라지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2009-2019 한국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 추이. 출처: • South Korea: annual greenhouse gas emissions volume | Statista


탄소발자국 계산해 보기

이제 실생활에서 배출하는 탄소발자국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계산을 해볼까요? 그런데 이것을 계산하는 일이 솔직히 엄청 복잡할 것만 같죠? 하지만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그동안 쌓아온 정보를 토대로 적용할 수 있는 산정식이 있고, 일반인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계산기도 있으니까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탄소발자국 계산기. 전기, 가스, 수도, 교통 순으로 월간 사용량이나 요금 정보를 입력하면 바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산출된다. 출처: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의 탄소발자국 계산기


먼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의 탄소발자국 계산기(kcen.kr)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사이트의 계산기에 계산해 보고 싶은 대상의 전기, 가스, 수도, 교통 순으로 월간 사용량(공과금 고지서에서 확인 가능)이나 요금(차량의 주유 영수증에서 확인 가능) 정보를 입력하면 바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산출됩니다. 평균과 비교도 할 수 있으며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서 몇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야 하는지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물론 이외에도 의류 구입이나 음식물 배달 등등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가 더 있지만 에너지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반적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관련 데이터 수집도 손쉬운 편이기 때문에 이처럼 제한적으로 적용해 본 것으로 여겨집니다. 계절에 따라 각각의 사용량이 조금씩 변하긴 하겠지만 이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 결과를 보면 에너지 사용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더욱 의식적으로 노력해야겠다는 환경에 대한 인식을 깨우쳐주는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바로 데이터 결과를 확인하고 감축에 대한 다음 목표를 직접 세울 수 있도록 인사이트를 주니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시리즈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I) - 발자국의 시작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II) - 7월 28일, 2022년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 - 생태 발자국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III) - 물발자국 (Water Footprint)

환경의 3대 발자국 찍기 (IV - 마지막) -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참고 및 발췌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 중부매일

물발자국 네트워크

물발자국(Water Footprint) 개념의 정책적 도입과 활용방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대로 가다간…2030년 한국 ‘1인당 CO2 배출량’ 주요국중 1위 될지도, 한겨레

Estimating the Date of Earth Overshoot Day 2021, Global Footprint Network

온실가스가 왜 친환경 텀블러에서 나와?, KBS News

탄소발자국 계산기, 한국 기후환경 네트워크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Water  footprints of nation: Water use by people as a function of their  consumption pattern, A.Y.Hoektra, A.K.Chapagain, Water Resour Manage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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