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들어야 하는 여름 노래들
유튜브와 틱톡에서 '지금 무슨 노래 듣고 있어요?'라는 콘텐츠가 유행 중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외국에서 유행했던 'what song are you listening to?'의 한국 버전으로, 영상 및 sns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어요. 어떤 내용인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 보자면, 이어폰이나 헤드셋 등으로 음악을 듣는 행인들에게 '지금 무슨 노래 듣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아주 간단한 인터뷰 형식의 영상이랍니다. 내가 몰랐던 새로운 곡을 알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취향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콘텐츠예요.
이 영상을 보다 보니, 제 주변 사람들이 여름에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어요. 함께 소매넣기에서 글을 쓰고 있는 에디터N을 포함해 아홉 명에게, 여름에 꼭 듣는 노래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곡명을 누르면 유튜브에서 바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어렸을 적 동방신기의 열렬한 팬이었어요. 이 노래는 'Pinky'라는 일본 사탕 광고음악이었는데, 정말 어렸을 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듣자마자 '와, 이 노래 좋다!' 라고 느꼈었죠. 첫 소절이 '카가야~이테~'라고 시작하는데, 그 부분부터 청량감이 몰려오는 곡이랍니다. 아, 제목은 '달콤하고 끝없이'라는 뜻입니다. 아직 안 들어 보신 분들은 꼭 들어보시길 바라요. 여러분의 귀중한 4분, 이 곡에 투자해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이 앨범, 다들 아시죠? '바 바나나~'로 시작하는 'Power Up'이 타이틀곡으로 수록되어 있는 바로 그 앨범입니다. 타이틀도 좋지만, 저는 수록곡인 'Blue Lemonade'를 추천하고 싶어요. 역대급으로 더웠던 2018년 여름에 이 곡을 정말 열심히 들어서 그런지, '여름 노래'하면 이 노래부터 떠오르거든요. 블루 레몬에이드라니, 노래 제목부터 청량하지 않나요? 들어 보시면 여름에 듣기 참 좋은 사랑스러운 노래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을 거예요.
더운 여름, 기분 전환이 필요한가요? 그렇다면 Vulfpeck의 'Animal Spirits'를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해 보세요. 반짝이는 초여름 사이를 폴짝폴짝 걷는 듯, 경쾌하고 신나는 리듬이 여러분의 여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줄 거예요. 건반과 드럼, 기타와 트럼펫 등 다양한 악기와 귀를 사로잡는 보컬이 멋지게 어우러진답니다. 현장감 넘치는 라이브로 들으면 더 좋은 곡이니, 라이브 버전으로도 들어 보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전기뱀장어의 '적도'를 강력. 추천. 합니다. 잠깐, 밴드 이름이 시원한 물가를 연상시키는 '전기뱀장어'라서 추천한 것 아니냐고요? 물론 그런 것도 있긴 한데, 들어보면 아실 거예요. 정말 멋진 노래라는 걸. 이 노래를 재생하는 순간, 눈 앞에 파란 하늘과 바다가 펼쳐지는 것을, 조금 후텁지근한 여름 바람이 기분좋게 뺨을 스치는 것을 느낄 수 있거든요. 이 곡과 함께라면, 여름의 더운 공기마저도 사랑하게 될 거예요. 어쩌면 이 곡을 제대로 듣고 싶어서 여름이 오기만을 기다리게 될지도 몰라요.
'500일의 썸머'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남자 '톰'과 여자 '썸머'의 연애 스토리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예요. 500일 간의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가 담겨 있죠. 저는 이 영화의 OST를 듣는 걸 좋아해요. 이어폰을 통해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제가 마치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평범한 거리의 풍경도 이 음악이 흐르면 달라 보여요. 제가 느꼈던 이 달콤한 기분을 여러분도 느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요즘 일본 시티팝에 꽂혀 있어요. 완전히 흠뻑 빠져 있죠. 그 시대 음악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시티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곡인 Anri의 'Remember summer days'를 추천하고 싶어요. 무더운 여름날에도, 가을로 넘어가는 여름 끝물에도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거든요. 평소 시티팝을 좋아한다면 당신의 취향에 꼭 맞는 노래일 거예요. 시티팝을 잘 모르는 분들이 듣기에도 참 좋은 곡이랍니다.
여름에는 출근길이 더 힘든 것 같아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를 켜기도 전에 지쳐버리죠. 축축 처지는 출근길에는 LUCY의 '떼굴떼굴'을 들어요. 여름 휴가를 내고, 드라이브를 즐기며 여행 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드럼과 베이스, 바이올린과 보컬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이 곡, 멜로디는 물론이고 가사도 정말 좋답니다. 내일 출근길에는 이 노래, 어때요?
모두 f(x)의 'Hot Summer'를 최고의 여름 곡으로 꼽을 때, 전 'All Mine'을 듣습니다. 이걸 듣고 있으면··· 아니, 이 노래를 재생하자마자 이미 여름 한가운데 와 있는 느낌이 들어요. 인트로부터 그냥 여름 그 자체거든요.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보컬과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비트까지, 이 곡 전체가 킬링 파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f(x)가 컴백해서 이런 명곡을 또 내 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여자친구
여름 하면 가장 생각나는 곡은 여자친구의 '너 그리고 나'입니다. 제가 대학교에 입학해 첫 번째 여름을 보내고 있을 때 발매됐던 곡이라, 이 노래를 들으면 풋풋했던 그 때의 설렘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른답니다. 첫 여름 방학의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얽혀 있어, 들을 때마다 추억 여행을 떠나게 하는 곡이죠. 여러분에게도 이런 곡이 있나요?
지금 저는, 오늘 다룬 추천곡들을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들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어요.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과 약하게 들려오는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까지, 날씨는 꿉꿉하지만 기분만은 산뜻한 여름밤이네요.
아홉 곡 가운데 어떤 곡이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여기에 쓰인 곡 말고, 여러분만의 여름 추천곡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여러분의 여름이 궁금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