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잊혀지는 게 아니다. 그냥 잊혀지는 상처가 아니다. 부드러웠던 살에 어느 날 굳은살이 생겨 단단해지고 익숙해지는 것처럼 그냥 무덤덤해질 뿐이다.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보며 느꼈을 그 서글픈 감정이, 나와는 다른 세상을 보며 느꼈을 그 서러움이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며 익숙해졌으리라. 그리고 그 익숙함은 점점 무뎌지며 더 이상 슬픔이 아닌 일상이 되어 바닥 어딘가 가라 앉아있을 것이다.
잔잔해진 슬픔이 이제는 다 나았다고 믿었던 어느 날, 그 슬픔은 다시 휘몰아친다. 그래도 예전처럼 울진 않는다. 또다시 가라앉을 일상이 될 것을 알기에 그저 애써 눈물을 머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