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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간의 인생공부, 벤쿠버

영어보다는 인생을 공부한 나의 캐나다 어학연수

맨 처음 울먹이는 엄마를 뒤로하고 캐나다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이 날이 이렇게 빨리 올 것 이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심지어 한달 더 비자를 연장하고 지냈기에, 애초 플랜보다 한달 더 지낸 셈이다.

하지만 시간은 무섭게도 빨리 흐르고, 그 동안 많은 친구들을 만나 좋은 추억을 쌓았다.

잊지 못할 인연도 있고, 한국 가서도 계속 이어지는 소중한 인연도 있고, 아무 걱정 없이 타국에 가도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인연도 생겼다.

항상 나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던 내 방 한쪽 벽면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보다 벤쿠버 라이프를 열심히 즐긴 이들이 있을까 싶다.

아무리 피곤해도, 아파도, 바빠도, 때로는 외로워도 항상 밖에 돌아다녔고 새로운 것을 시도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고, 또 계속 만나던 친구들과의 인연도 소중히 했다.

나의 벤쿠버 라이프를 떠올리면 절대 잊지 못할 친구를 만났고,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많이 쌓았다.

홈스테이 살던 시절, 경관이 좋아 조깅을 즐겨했다


이곳에 와서 느낀 점은, 내가 인복이 참 좋다는 것.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한국 친구들은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나가는 사이가 되었다.

언제곤 다시 한국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겠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살아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든 내가 원하면 나는 해외로 나갈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히 영어 공부도 해야하고 항상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살아나갈 것이다.

내가 사랑한 벤쿠버 다운타운


해외에서 지낸다는 것은, 아무리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어떤 경우 애인을 만들어도. 

결국에는 외롭고 고독한 순간이 찾아온다. 다행히 나는 그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었기에 버틸 수 있었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고 혼자서 무엇을 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이들이라면 해외살이는 꽤나 벅찰 수 있다.

이제는 보는 사람도 질릴 수 있겠지만... 내가 사랑한 선셋비치


마지막 날에는 부지런히 시간이 날때 마다 선셋비치도 가고, 코울하버도 가고, 밤에 잠깐 사이언스월드 근처 야경도 봤다.

생각해보니 이 모든 장소들이 나와 사슴군이 자주 거닐던 곳들이었다.

이제는 모든 미련을 정리하고 좋은 친구로 추억하지만, 가끔씩 연락 오는 그 친구에게 괜한 생각이 들곤 한다.

나중에 내 마음이 더 정리되고, 여유가 생긴다면 우리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남자와 여자 사이에 진정한 친구사이란 없는 것일까? 아직도 모르겠다.


야경 맛집, 코울 하버


몇시간 후,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겠지만 캐나다에서의 시간들은 내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살면서 내 27년의 인생동안, 이렇게 걱정없이 행복한 적이 있었던가.

돈이야 다시 벌면 되는거고, 가치관이 바껴서 나는 누구보다 앞서 나갈 생각 조차 없다.

나만 만족하고 행복하면, 그리고 가끔 해외 곳곳을 누빌 수 있는 삶이라면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사슴군과 처음으로 놀았던 로스트 라군


지난 시간동안 참 많이 배웠고, 변했고, 깨달았다.

오늘 마지막으로 함께 한 가장 친한 언니와 이런 얘기를 했다.

"너는 네가 회사 그만두고 그때 캐나다 온 걸 후회하거나 아쉬워 한 적이 있어?"

"아니, 언니! 나는 오히려 그때 그 큰 결정을 해준 과거의 나에게 너무 감사해. 단 한순간도 이 결정을 후회한 적이 없어"


그렇게 힘들게 들어가고 자리잡은 회사를 그만두면서 까지 이곳에 오기로 다짐한 그때의 나에게, 

이 모든 결실과 배움의 영광을 돌린다.

앞으로 더 재밌게 살아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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