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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sumiki May 11. 2023

지금 셰어하우스를 합니다

일본인 전용 셰어하우스 운영하기

프롤로그_나는 왜 셰어하우스를 시작하였을까?


 대학에 입학하여 약 10여 년간 태어난 도시가 아닌 서울과 해외에서 생활을 하였습니다. 


 거주지는 서울 신촌 – 경상북도 영천(군대) – 다시 서울 신촌 – 뉴질랜드 오클랜드/크라이스트처치 – 또다시 신촌에서 혼자 때로는 친구, 룸메이트와 지내게 되었습니다. 대학시절의 객지생활은 매년 초 학기가 시작되기 전 한정된 예산과 시간으로 머무를 곳을 찾아 헤매게 만들었고, 한 10여 년 정도 집을 구하다 보니 나름대로의 경험으로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가끔씩 친구들이나 후배들의 부탁으로 집을 찾아주는 경우도 있었고, 꽤 좋은 공간을 합리적 가격으로 구해주곤 했습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노을

 

 2000년대 초 대학생활에서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는 하숙집에서 지내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신촌 굴다리를 지나 대학약국을 가기 전 골목이나 먹자골목 뒤편 언덕길의 주택들은 대부분 하숙집 혹은 자취방이었습니다. 하숙집 대부분은 방 한켠을 빌려 생활하고, 당연히 화장실은 공유하였으며 주로 아침과 저녁식사를 제공되었습니다. 하숙생들은 밥시간에 맞춰 같이 거실 혹은 주방에서 식사를 하였고, 주인아주머니의 요리 솜씨에 따라 유명한 하숙집들은 선배들에게 물려받거나 대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취방은 비슷한 형태이긴 했지만, 밥 제공이 없이 조금 더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공간으로 기억합니다. 그때는 학생회관의 게시판이나 학과나 동아리선배 또는 전봇대에 붙은 광고를 보고 집을 찾곤 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학생들도 원룸과 오피스텔이라는 형태의 독립된 공간을 사용하는 비율이 늘었으며, 시대에 맞춰 대다수의 하숙집 혹은 자취방들이 원룸의 형태로 변형되었습니다. 원룸은 대체로 방안에 화장실과 주방까지 있는 완벽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좁은 공간에 모든 공간을 배치하니 너무 협소하여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지만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싶은 학생들은 고시원을 변형한 고시텔이라는 다소 모호한 작명의 저렴한 주거형태에서 생활을 하기도 하였고 지금도 존재합니다만, 별로 추천하고 싶은 주거형태는 아닙니다.


 가끔은 학교에 유학 오는 학생들과 언어교환을 하는 경우에는 집을 구하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내 노하우가 꽤 도움이 되었고 실제 몇몇의 집을 구해 주기도 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꽤 적성에 맞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 집을 구할 때 겪은 시행착오는 점점 노하우가 되어 때로는 신촌에서 조금 떨어진 북가좌동에서 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대학생활의 주거는 친구와 방이 3개인 학교 근처 빌라를 빌려서 공용공간(주방, 거실 등)이 있는 곳에서 생활을 하였는데, 역시 혼자 생활하는 것보다 생활비도 절약되고 공용공간이 있어 즐겁게 생활하였습니다. 


 2008년 뉴질랜드 유학시절에 처음으로 셰어하우스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넓은 주방과 욕실, 거실의 공유만으로도 한국의 원룸보다는 생활의 질이 높았었습니다. 현지인들과 지낼 수 있는 홈스테이와 잠깐동안 지낸 스튜디오(원룸)에서의 생활도 좋았었지만, 셰어하우스의 사용자는 대부분 세계각지에서 온 유학생들이어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도 좋았고 필요한 가구들도 다 비치되어 있어 유학생들에게는 정말 딱 맞는 주거형태라고 생각하였습니다. 1~2달 월세가 보증금이어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합리적이었습니다. 서울에도 이런 공간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당시에는 셰어하우스라는 공간의 개념은 아직까지는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평범한 직장인으로 생활하던 중 주위에서 셰어하우스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한국에도 셰어하우스가 유행하는구나 생각하였습니다. 2018년 초 친구의 결혼식으로 정말 오랜만에 모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많이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대학시절을 보낸 학교의 모습이 반가웠습니다. 신촌에서 막연히 ‘내가 대학 때 겪었던 주거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없을까?’, ‘하숙집 하면 참 재밌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었습니다.


2018년 연세대학교


그리고 2018년 초여름 셰어하우스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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