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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미 Feb 16. 2023

천 리 길도 계획부터(1)

삶을 일으키는 법

0. 계획을 위한 계획



지난 포스트(<나는 얼마나 망가져 있는가>)에서 내가 얼마나 망가져있는지를 확인했으니 앞으로 험난한 여정이 되리란 것은 틀림없다. 무언가를 하는 데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바로 계획이다.  잠시 딴소리를 하자면 내 MBTI는 INFP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계획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다. 그리고 ADHD의 특성 중 하나는 조직화와 체계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이 일이니만큼, 계획부터 확실히 세우고 시작하기로 했다. 


그런데 계획을 어떻게 세우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평소에 워낙 대책 없이 살다 보니 계획을 짜는 방법조차 모르는 것이다. 검색이라도 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나는 나만의 길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우선 계획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부터 분명히 하기로 했다. 물론 답은 정해져 있다. 더 나은 내가 되는 것.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지금의 나는 고쳐나가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생활 수준을 가능한 정상에 가깝게 되돌릴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또 다시 건강한 생활이란 무엇인가? 그야 물론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나는 크게 두 가지 기준이 있다고 본다. 바로 습관과 활동이다.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는지가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인 것이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계획을 위한 계획'을 간단히 짜 보았다. 


① 지키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 만들기

② 일 · 주 · 월간 계획 작성하기 

③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과 도구 정하기



1. 지키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 만들기



1-1. 지키고 싶은 것


길이 정해졌으니 첫 번째부터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 먼저 지키고 싶은 것. 즉, 습관이다. 사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나는 정신과를 3년 넘게 다니고 있다. 정신 건강을 위한 조언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그래서 지금의 내 생활을 떠올리면서 어떤 습관을 고치고 무엇을 추가하면 좋을지 정리해보았다.


물 자주 마시기

청결 유지하기

핸드폰 사용량 줄이기

일찍 일어나고 자기

밥 규칙적으로 먹기

매일 산책하기

방 깨끗하게 유지하기

약 꾸준히 먹기

일기 꾸준히 쓰기

무드 트래커 꾸준히 작성하기

일정 관리/기록 꾸준히 하기

좌절하지 않기

나를 좀 더 아껴주기

많은 일에 감사하기


많기도 하다...


뭐, 대충 예상했던 바다. 고쳐나가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라 했으니.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았지만 이것들을 대체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지 막막하다. 당장에 다 지킬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우선 선별 작업을 거치기로 했다. 지금 당장 구체적인 관리를 시작할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로.


◎ 구체적으로 관리할 것들


일정 관리/기록 꾸준히 하기

무드 트래커 꾸준히 작성하기

청결 유지하기

매일 산책하기

약 꾸준히 먹기

일기 꾸준히 쓰기


◎ 구체적인 관리 없이 느슨하게 지켜나갈 것들 / 나중에 관리할 것들


일찍 일어나고 자기

밥 규칙적으로 먹기

물 자주 마시기

핸드폰 사용량 줄이기

방 깨끗하게 유지하기


좌절하지 않기

나를 좀 더 아껴주기

많은 일에 감사하기


분류의 기준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필요성이 높은 것, 지키기 쉬운 것, 구체적인 관리가 용이한 것들은 '구체적으로 관리할 것들' 리스트에 넣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 개선할 필요성이 낮은 것, 지키기 어려운 것, 구체적인 관리가 어려운 것들은 '구체적인 관리 없이 느슨하게 지켜나갈 것들 / 나중에 관리할 것들' 리스트에 넣었다. 그리고 그중에 '좌절하지 않기', '나를 좀 더 아껴주기', '많은 일에 감사하기'는 습관보다는 태도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에 따로 정리하였다. 그리고 '일찍 일어나고 자기'와 '밥 규칙적으로 먹기'는 필요성이 높지만 지금의 내 수준에는 부담스럽다고 판단해 후자로 분류했다. 다만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빠른 시일 내에 관리할 목록에 넣고자 한다. 


1-2. 하고 싶은 것


이제 습관은 어느 정도 정리가 마무리된 것 같다. 그렇다면 '활동'으로 넘어가 보자. 대학생은 보통 방학에 무엇을 할까? 자격증 취득, 공부, 아르바이트, 인턴 활동, 대외 활동, 운동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나도 남들 하는 만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지금의 나는 말하자면 인생의 걸음마를 떼는 단계이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① 브런치 포스팅

② 독서 & 독서 감상문

③ 컴활 1급 필기 공부

④ 빡공단 노션 강의 듣기

⑤ 대외활동 지원

⑥ 라테일

⑦ 필사


위 목록에서 번호는 우선 순위를 뜻한다.  우선순위의 기준은 위에서 '지키고 싶은 것들' 을  '구체적으로 관리할 것들'과 '구체적인 관리 없이 느슨하게 지켜나갈 것들 / 나중에 관리할 것들'로 분류했던 것과 비슷하다(필요성, 수행 난이도, 관리의 용이성). 우선 브런치 포스팅은 지금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야 한다. 그리고 독서도 평소에 종종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야 한다. 그래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나갈 것들로 분류했다. 그 다음 항목부터는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들이다. 나는 지금도 어느 정도 해나가고 있는 '브런치 포스팅'과 '독서' 항목을 가장 먼저 관리하기로 하고 그 다음 항목들은 생활을 바로잡아나가면서 추이에 따라 추가하기로 했다.




이제 어떤 습관을 만들고 싶은지,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대강 정리가 되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플랜을 작성하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관리해나갈지 설정하는 과정을 다뤄보도록 하겠다. 살아가는 방식에 정답이 없듯이 삶을 일으키는 방식에도 정답은 없기에, 나의 포스트는 참고용으로만 봐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좀 더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이 글이 자그마한 이정표가 되어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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