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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쓰다 Nov 25. 2024

책이 잘못했네

어제저녁.

자야 할 시간은 다가오는데 아이는  책장에 서서 책 한 권을 집어든다. 한 장 두 장 책의 세계로 빠져든다.

한 권이 두 권이 된다.

"엄마'. 너무 재밌어."


슬슬 다음 날 아침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걸 너무 힘들어해서 무조건 일찍 재우려고 하는데 그것도 참 쉽지 않다.


"그만 자야지"

"조금만 이것까지만 읽고"


웬만하면 책에 대해서는 다 오케이이지만

학교 가는 게 중요하니까 계속 빨리 자라고 재촉하게 된다.

급기야 몰래 숨어서 읽는다.

"엄마, 베개 밑에 책 놓고 잘래"


웃음이 나기도 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잘 자라고 있어

감사한 마음도 든다.

마음껏 읽고 싶을 때까지 다 보고 자라고 하고 싶지만

"내일 아침 눈 뜨자마자 읽어"라며 서둘러 재웠다.


역시는 역시.

아침에 일어나질 못한다.

간신히 몸을 일으킨 아이에게.

"거봐. 일찍 자라고 했지"

"책이 재미있는 걸  어떻게!!!"

화가 살짝 난 아이의 표정에 잠시 할 말을 잊는다.

그래... 너무 재미있는 책이 잘못했다.


아침부터 계속 책을 읽던 아이는 오후에  피아노 학원에서도 읽게 책을 갖다 달라고 한다.

교문 안으로 들어가며 "엄마. 8권이야 8권"

그래 이따 꼭 가져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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