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

by thirtynine

당연한 것들


둘째가 태어나고 집사람이 아팠을 때 유독 일이 바빴다.

야간 근무 중,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하는 푸념이 나왔다. 가족과 함께 해도 모자랄 시간에 나는 처리할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특이해 잊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이 보였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에 그들도 나와 같이 누군가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그 순간 짜증 섞인 화가 감동 담은 감사로 바뀌었다. 생각해보면 급식소 아주머니도 자식 밥 대신 내 밥을 챙겨주신 것이었다.

경비하시는 어르신도,

밤늦게 운전하시는 버스 기사님도,

야식 배달원도,

모두 가족과 함께해도 모자랄 시간에

나를 지켜주고, 태워주고, 나에게 음식을 전해 주고 있는 것이었다.

세상에 모든 일을 돈벌이로만 보지 않는다면

내가 하는 야근도, 그들의 일도 모두 감사했다.


당연하다 생각하면 한없이 짜증나고 삭막해지는 것이 세상이다. 당연한 것들이 사실 알고 보면 전혀 당연하지 않다. 우리 모두 공기처럼 눈에 보이진 않지만 없으면 더 이상 함께 존재하지 못할 감사하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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