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hirtynine Sep 1. 2021
첫사랑
네가 책 넘기는
그 소리가 좋았다
스-스스
스-스스
솔나무 숲 사이로
소풍 가던 날
세 발 치 뒤에서 맡는
솔밭 향 섞인 네 머리 향이
좋았다
네가 전학 가던 날
괜스레 너를 괴롭힌 것도
네가 사물함에 두고 간
색종이 하나를
친구 몰래
내 주머니에 급히 쑤셔 넣은 것도
구겨진 색종이 위에
‘종선’이라고 네 이름 쓰고 운 것도
아홉 살의 내가
네가 내는 하찮은 소리와
그 별것 아닌 향이 좋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