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by thirtynine

첫사랑



네가 책 넘기는

그 소리가 좋았다

스-스스


스-스스

솔나무 숲 사이로

소풍 가던 날


세 발 치 뒤에서 맡는

솔밭 향 섞인 네 머리 향이

좋았다


네가 전학 가던 날

괜스레 너를 괴롭힌 것도


네가 사물함에 두고 간

색종이 하나를

친구 몰래

내 주머니에 급히 쑤셔 넣은 것도


구겨진 색종이 위에

‘종선’이라고 네 이름 쓰고 운 것도

아홉 살의 내가
네가 내는 하찮은 소리와
그 별것 아닌 향이 좋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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