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실패를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

실패는 마침표가 아닌 쉼표였다

by 일상온도

인생은 가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우리를 멈춰 세운다. 평온한 일상 위로 불쑥 등장하는 실패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힘든 존재다. 처음 내 삶에 커다란 실패가 찾아왔을 때, 나는 그 단어의 진정한 무게를 이해하지 못했다. 마치 무거운 돌덩이가 가슴 위에 내려앉은 것처럼, 숨조차 쉬기 힘든 순간이었다.


몇 해 전, 나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꿈이었기에, 준비 과정에서부터 모든 열정을 쏟았다. 매일 밤늦게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고 믿었다. 처음 몇 개월은 그 열정 덕분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나는 내가 바라던 성공이 이미 손에 잡힌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현실은 예상보다 냉정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작은 균열은 점차 큰 금이 되어갔고, 결국 사업은 무너지고 말았다. 실패는 단지 금전적 손실로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나의 자존감과 꿈까지도 앗아갔다. 나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되돌아보기보단, 실패의 늪에서 스스로를 원망하기에 급급했다.


그 실패의 시기에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웠고, 나 자신의 가치마저 의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그 깊은 절망 속에서도 작은 빛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 빛은 뜻밖에도 ‘실패 그 자체’에서 나왔다.


나는 실패를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쩔 수 없이 마주한 실패의 순간 속에서 나는 비로소 내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되었다. 그때까지 나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 성공만을 위해 달려왔지만, 정작 실패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전혀 하지 않았다. 실패를 견딜 힘조차 없이 성공을 꿈꿨던 나의 어리석음을 마주했다.


이내 나는 실패를 마주하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 그것은 내가 실패를 경험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었다.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마주하며 천천히 나아갔다. 왜 실패했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고 고통스러웠지만, 나는 조금씩 답을 찾아갔다.


실패는 나를 솔직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나 자신에게 했던 거짓말을 모두 벗겨냈다. 그 솔직함 속에서 나는 나의 강점과 약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게 되었다. 실패는 나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단단한 땅 위에 다시 서게 해주는 발판이 되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실패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바로 ‘끈기’였다. 실패한 후에도 다시 일어서는 과정에서 나는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한번 무너졌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고, 실패가 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는 쉼표라는 것을 이해했다.


두 번째 도전에서 나는 이전보다 더 신중했고, 더 치밀했다.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나는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성공이 다시 찾아왔을 때, 그 성공은 처음의 그것보다 훨씬 더 달콤했고, 무엇보다 오래 지속되었다.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 덕분에 나는 더 이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실패할 수도 있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 더 많은 실패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실패란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어있는 교훈을 발견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실패는 마침표가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고 나를 재정비하는 쉼표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 교훈은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언제나 든든한 등대가 되어줄 것이다.

keyword
이전 14화실패가 나에게 가르쳐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