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가정원 Sep 15. 2022

알아차림

길을 걷다 1

2022년 4월부터 나는 매일 저녁 나의 반려인과 산책을 한다.

마음이 아팠던 그와 두 손 맞잡고 걸으며 눈에 담고픈 풍경을 사진에 남겨두길 한 달여가 지난 날, 나의 행보를 지켜보던 이가 한 마디 건넨다.


"당신의 글과 책과 연관된 이미지를 드러내요. 슈정님만의 색깔처럼 은근하게...!"


나의 색깔에 대해서, 나의 글에 대해서 얼만큼 알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일기에 가까운 지극히 '나'중심의 관점에서 써내려간 기록들을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곳에 게재할 수 있는 배짱을 부리기엔 아직 많이 부족한 내가 보여서 망설여진다.


하지만 나의 반짝임을 알아봐주는 이의 응원과 점 하나 콕 찍어 놓은 듯 까만 하늘에 박혀 있던 별 하나를 보며 마음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까짓것 한 번 해보자''


비록 지금은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모를 원석에 불과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빛나는 보석이 되어 있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설령 보석의 가치가 없는 광석이라도 파낸 그대로의 모습보단 훨씬 매끄럽고 세련된 돌덩이로 변할 기회를 잡는 순간이다.


나이기에 더 또렷하게 보이는 내 안의 반짝임을 따라 매일 산책을 나선다.


이전 01화 첫 발자국을 새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