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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만땅 Jun 18. 2024

매일 아침 나를 만나는 기적의 시간, 10분(제2화)

 내 글쓰기의 기본이 된 10분 아침 일기, 나는 이 습관을 통해 내 삶을 새로 정의하기 시작했다. 작년 3월 31일 처음 아침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벌써 1년 2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꾸준함과 목표의식이 삶의 기둥인양 말이다.     

 “오늘은 왜 일기 안 읽어?”

 “시간이 없는 것 같아서, 지금 출근해야 하지 않나?”

 “그러긴 하네, 그럼 내일 읽어줘, 오늘은 패스.”

 “어, 그랴.”     

 매일 ‘10분 아침 일기’를 쓰고 나면 와이프 앞에서 초등학생이 자신이 쓴 일기를 발표하듯이 오늘 쓴 글을 또박또박 읽는다.

“2024, 5. 28. 오늘의 아침 일기, 글감 약속.”

약간은 정직하며 조금은 어눌한 말투로 읽어가면 와이프 입가에 슬쩍 웃음이 스친다. 이렇듯 글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일주일 동안 쓴 아침 일기 중 한편을 금요일마다 블로그에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10분 동안 퇴고도 없이 대충 쓴 글이라 할지라도 아무 글이나 대중이 보는 블로그에 덥석 올리는 것은 비난의 댓글을 받기 십상이다. 기왕이면 5편의 글 중 나름 괜찮은 것을 올릴 수밖에 없다. 그 기준이 되는 것은 읽기다. 읽어보면 글이 술술 읽히는지 대번 알 수 있다. 잘 읽히는 글이 잘된 글이라는 말이 진리임을 느낀다. 글을 매일 쓰기위한 나만의 압박장치다.     

 여러분은 아침 10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사람마다 다 다른 루틴을 가지고 하루를 산다. 나는 토, 일요일을 제외하고 일주일에 5일 일기를 쓰는데, 통상의 일기가 아닌 글감 위주로 글을 쓴다. 물론 일기를 쓰고 그날의 반성과 계획을 적는 것도 소중한 일이다. 나는 일기를 쓰는 게 목적이 아니라 글을 잘 쓰려고 하기 때문에, 하나의 글감을 가지고 10분 안에 노트를 채우려 애쓴다. 쓰다 보면 10분을 넘어 12분, 15분이 되기 일쑤지만 말이다. 10분이란 시간을 정한 것도 출근 시간에 걸려 시간적인 여유가 10분밖에 남지 않아 정했을 뿐이다. 기본적으로 ‘노트 한 면을 10분 동안 채우는 글쓰기’를 지향한다. 그날그날의 글감은 핸드폰 캘린더에 저장해 놓는다. 벌서 8월 중순까지 글감 제목으로 가득 차 있다. 전날 저녁이나 아침에 세수하러 들어가기 전 제목을 들여다보고 무슨 글을 쓸지 생각해 본다. 절대 메모하지는 않는다. 메모하지 않는 것은 그 메모가 순간순간의 의식과 사고를 메모 속에만 가둬둘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상상 속에 내 속에 내재된 경험, 생각들이 압축되었다가 팽창되어 터져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숨어 있다.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글이 잘 써지는 날이 있다. 또 어떤 날은 글이 연결이 안 되고 끊어지기만 하는 날도 있다. 불꺼진 터널 속에 갇힌 것처럼 글은 나오지 않고 답답한 날 말이다. 그럼 어떠랴? 오늘만 쓰고 마는 글이 아니니 말이다. 유명한 작가들의 단편 수상록 등을 보아도 늘 좋은 글, 감동스러운 장면이나 교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이런 글도 글일까 생각이 드는 낙서 같은 소소한 글도 있다. 글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글을 쓰는 시간, 당시의 환경, 충격적인 경험에 따라 글은 모양을 달리한다. ‘10분 아침 일기’ 쓰기도 폭풍우 치듯이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날이 있는가 하면, 정서적이고 관조적인 자세로 남의 일처럼 무덤덤히 글을 쓰는 날들이 있다. 정신을 퍼뜩 차리고 되돌아보면, 대부분의 경우 광풍에 홀린 듯 쓴 글이 나중엔 좋은 글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건 내 안에 잠재된 심연의 소리가 나도 모르게 글로 반영된 탓이란 생각이 든다. ‘10분 아침 일기’를 쓰다 보면 과거의 내가 소환되고, 현재의 나를 들여다보게 되며, 미래의 나를 상상하게 만든다. 펜을 잡고 써 내려가다 보면 내 속에 잠재된 가치관이 나오고 철학이 나온다. 온전히 살아있는 내 주관이 저벅저벅 현실 속으로 걸어 나온다.     

 글이란 그런 것이다. 나를 온전히 바라보고 나를 제삼자의 시각으로 객관화시켜 볼 수 있는 것, 그래서 글쓰기는 위대하다. 나를 만나는 10분은 많은 기적을 만들어 준다. 아침일기를 쓰기전의 나는 그저 글을 쓰면 되지, 쓰다보면 좋은 날이 오겠지. 그냥 막연한 생각으로 글을 썼다. 아침 일기를 쓴 이후 나는 많이도 달라졌다. 목표가 생겼다는 표현이 옳다. 아침마다 쓰는 글은 각종 공모전의 수상을 안겨준다. 가끔은 학부모 입장으로 학교 교지에 글을 싣기도 하고, 연구회의 회지를 만들기도 한다. 직장에서 기획안을 쓸 때도, 각종 회의록을 쓰거나 사보를 발행할 때도, 출장 결과 나 해외연수 후 보고서 작성 등에도 필요한 일들이다. 글을 통해 능력 없는 직원에서 유능한 회사의 일원이 될 수도 있다. 가정에서도 내 마음을 열어 소중한 사람에게 쓰는 마음의 표현도 글로 얼마든지 전달할 수 있다. 글은 필요성을 넘어 더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서 우리 마음을 열어 불통을 소통으로 오해를 이해로 만들어 준다.      

 우리는 누구나 기적을 만들 수 있다. 그 기적은 아침 10분을 통해 시작한다. 글을 쓰는 데는 일정한 습관만치 무엇에 대해 쓸지도 중요하다. 바로 글감이다. 그 보석 같은 글감을 찾으러 우리 함께 당장 길을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시작이 반이다.          


- 도연(道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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