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을 배우면서 혜경샘이 경험삼아
JLPT 3급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보라고 하셨다.
‘ 무엇이든지 해보면 좋지! ’
드디어 시험을 보러 가는날.
‘ 잘 할 수 있을거야 ’
‘ 경험이야 경험! 겁먹지 말라고! ’
시험반으로 공부 했던 것도 아니고
회화 공부만 했으니까
아무런 기대없는 마음으로 시험을 봤다.
우연히 본 시험 치고는 너무 쉬웠고
시험을 보면서 합격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 시간 청해시험.
청해시험을 보기 전에
한 번 더 화장실이 가고싶었다.
그래서 감독관에게 말하고 화장실을 갔다 왔다.
화장실을 갔다 오니까
곧 청해시험이 시작되었다.
빠르게 말씀하시는 혜경샘보다
청해가 더 느려서 너무 잘 들렸다.
시험을 다 보고 마킹을 하려는 순간.
감독관이 OMR카드를 걷어오라고 했다.
‘ 이게 무슨일이야?! ’
나는 허겁지겁 급하게
마킹을 하기 시작했고
뒤에서 오는 학생은 나를 기다렸다.
감독관은 매몰차게 설명도 없이
OMR카드를 가져갔다.
‘ 왜일까? ’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나.
시험 끝나는 종이 치고
감독관에게 물어봤다.
감독관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 분명 시험 시작전에 마킹시간 안주니까
미리 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
“ 저는 그 소릴 못 들었는데요 ”
“ 그럼 종치기 전에 말씀하지 그랬어요 ”
너무 억울해서 시험 본부까지 갔다.
“ 시험 끝나기 전에 말하지 그랬어요? ”
“ 시험이 끝나서 지금 하면 부정시험이 되요 ”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시험장을 나왔다.
매몰찼던 감독관보다
아무런 말없이 보고만 있던
나에게 화가나서 눈물이 나왔다.
‘ 난 왜 맨날 실수를 하는 걸까? ’
후회는 더더욱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몇 달 후 시험 결과 발표가 나왔다.
적은 7개 문제를 다 맞추면
과락은 피해서 합격할 가능성이 높았다.
희망을 잃지 않고
간절히 바라면서 수험번호를 쓰고
결과창이 나오길 기다렸다.
겨우 적은 7개 중에 하나가 틀렸다.
결국 3급에 떨어졌다.
‘ 실수의 실수의 연속이구나 ’
결과 발표 후 간 수업시간에
혜경샘에게 시험 본 이야기를 했다.
“ 내가 그런 얘기를 해줬어야 했는데, 미안.. ”
“ 내가 집안일이 있어서 정신이 없었네.. ”
“ 우리 회화반에서 시험공부 안 한 학생이
합격자 되었으면 엄청 좋았을텐데 아쉽다! ”
내 탓이 크다면서
“ 다음주에 영화보고 치킨 먹자! ”
시험 공부도 안 했는데 시험을 잘봤다며
청해 마킹 다 했으면 분명 합격했을 거라고
오히려 나를 위로 해주셨다.
따뜻한 선생님의 말씀이
실수로 주눅들었던 나에게
다음으로 갈 수 있는 용기를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