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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연주 Nov 25. 2022

어항 속 벼룩의 뜀박질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몸길이 2mm, 눈썰미 있는 사람만이 찾아볼 수 있는 곤충 벼룩.

이 친구는  한번 뛰어오르면 20센티를 뛰어오르고,  비거리 기록이 35센티나 나오는 자기 몸의 100배를 뛰어버리는 친구다.


이 친구들을 껌껌한 공간의 어항 속에 가두어두고 뚜껑을 닫아 놓은 채 하루를 보내고 나면,

수도 없이 뜀박질을 하던 벼룩은 결국 도망갈 수 없음을 깨닫고, 포기를 한다.


다음날 뚜껑을 열어두고 몇 날 며칠을 보내도, 벼룩은 어항의 높이 이상을 점프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역량을 특정  limit-한계의 지점에 닻을 놓아 내려버리면 그 이상을 갈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삶과 닮아있다. 나 자신을 정의 내리는 순간, 해내지 못한다.

그러니 이 실험을 다시 바꿔보자.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무한대의 어항을 우리에게 씌워주자.


그리고 어디가 끝일지 모르는 그곳까지 무작정 점프해서 가보자.

가보다가 중간중간 어항 속에 말뚝을 박아두고 쉼터를 만들어두자.


어떨 때는 어항 밑 공간에서 아늑하게 놀다가, 쉼터까지 쭉 점프해서 쉬어보자.

그리고 그 쉼터에서 다시 시작해서 더 높은 곳으로 뛰어보자.

말뚝이 계단처럼 한 단계 한 단계 쌓여가, 너무 높은 곳에 온 것 같아 어지럽다면

다시 내려가서 쉬었다가 가자.


무한대의 어항 속에서 언제든 더 높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게

옆동네 어항에서 놀고 있는 벼룩들과 만나기 위해 어항에 창문도 뚫어보고 다리도 놓아보자.


그러다가, 그 무한대의 어항을 깨트리자.

우릴 가둘 수 없는 무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놀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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