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은 전반적으로 부진하지만, 서울시 대규모 개발사업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현대건설/인창개발은 서울 CJ가양동 부지의 본PF를 모집중이다. 12월초 착공을 추진하면서 KB증권 주관으로 2.8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모으고 있다. 하나증권/KB증권/IBK증권도 서소문 11/12지구 오피스 개발사업에 1.6조원의 PF를 모집하였고, (주)한화가 주도하는 서울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KB금융 주선으로 2.1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조달을 마무리지었다.
가양동 CJ부지, 드디어 내달 첫삽 뜬다(딜사이트, 2024.12.4)
시티코어, 서소문 11·12지구 본PF 마무리(Newstof, 2024.12.6)
㈜한화 건설부문, 2.1조 서울북부역세권 PF 완료…11월 착공(연합인포맥스, 2024.10.28)
최근 금융기관들은 대규모 개발사업, 특히 서울권의 Mega Deal로 투자와 여신을 집중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의 행보를 보면 이러한 흐름을 잘 살펴볼 수 있다. 메리츠금융은 PF조직을 슬림화하고 기업금융 중심으로 영업을 재편하는 와중에도, "양질의 빅딜"에는 금융주선과 함께 부동산 대출을 대규모로 취급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IR자료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지난 3분기 이후 공평지구 PF대출(리파이낸싱/1.2조원), 부산 해운대 센텀 공동주택(한진CY부지) PF대출 1조원, 서울 르메르디앙호텔 담보대출(리파이낸싱/9500억원), 마곡 마이스 PF대출(리파이낸싱/1.3조원) 등의 대규모 사업의 자금조달을 주선하였고, 그룹의 PF 익스포져도 '24.2분기 15.5조원에서 3분기 16.5조원으로 늘어났다.
기업금융 재미 본 메리츠증권, PF '조직 슬림화' 예고(인베스트조선, 2024.10.25)
메리츠금융지구 2024년 3분기 실적발표(메리츠금융지주, 2024.11.13)
'25년에도 메가딜로의 집중은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시장에서는 수도권, 특히 서울의 상승세가 뚜렷한 반면 지방은 전세와 매매 모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업용부동산은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고금리, 자영업을 비롯한 내수경기 부진으로 투자와 임대 양 측면에서 업황이 나빠졌고, 주요 시장인 서울에서도 자산 차별화가 나타나며 우량자산(Core Asset) 위주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황 차별화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니, 리스크가 높은 개발 시장에서는 더더욱 자금이 서울권, 대형사업, 우량 스론서(Sponsor)가 있는 사업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PF시장, 서울서 다시 꿈틀…지방 사업장은 잇단 유찰(집코노미, 2024.10.21)
매물 쏟아지는 서울 오피스 빌딩, 회복 신호탄?…‘트로피 딜’만 인기(인베스트조선, 2024.9.6)
서울에서 추진중인 메가딜도 많다. '25년만 해도, 서리풀복합개발, 수서역환승센터, 용산철도병원 부지, 광운대역세권 개발, 동부화물터미널, 르메르디앙호텔, 동서울터미널, 서초 리버사이드호텔, 남산힐튼호텔, 서울로/메트로타워 등 다수의 대형 사업들이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사업비 규모를 감안할 때, 위 대형 사업들의 PF 자금조달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성남 백현마이스, 잠실 마이스, 양재더케어호텔부지, 성동 삼표레미콘, 노량진수산시장,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 등도 사업 추진 중이어서 사업 진행속도에 따라 향후 필요한 자금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서리풀 복합개발 시공사 선정… 내년 1분기 삽 뜬다(조선비즈, 2024.12.5)
'총 사업비 1.6조'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내년 착공 '박차'(이데일리, 2024.5.22)
우리투자증권, 용산 철도병원부지 개발 공동 주관 따낸 배경은(딜북뉴스, 2024.9.11)
신세계, 5년만에 동서울터미널 인수 종결...잔금 2000억 납부(딜북뉴스, 2024.9.30)
힐튼호텔 개발사업, 1조4400억원 브릿지론 내년 1월 만기(이데일리, 2024.12.9)
이지스운용, '서울역 초대형 복합개발' 빌딩 인수자금 7200억 확보(아시아경제, 2024.3.18)
서울권 사업의 자금수요, 최근 금융기관의 영업전략을 감안하면, 당분간 은행, 보험, 연기금/공제회 등 대형 금융사들은 메가딜 위주로 투자와 여신의 취급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금융사별로 자본비율에 미치는 부담과 함께 PF대출 취급 리스크도 더욱 꼼꼼히 챙겨보고 있는 상황이므로, 메가딜 자금조달을 주선하는 기관은 PF모집시기와 대주단 구성, 취급 조건 등을 더욱 전략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울권 메가딜로 자금이 쏠리면서 다른 지역의 개발사업들은 자금모집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서울과 다른 지역의 양극화는 주택시장 뿐 아니라, 개발시장에서도 내년 이후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