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생명이 깃든 밤

<사신, 생명을 논하다>

by 태오






자자,

이야기는 끝났어

이제 셔터를 내릴 거야.


언제나

끝은 아쉽지.


나도 저 아이의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보고 싶지만...


그래도,

결말은 예상되지 않아?


원하지 않는 결말이라도

그게 이야기의 묘미니까.


스스로에게 결말을 정해놓고

따라가는 건 너무나 지겹거든.


나도 한때, 모든 결말을

행복으로 정해야 한다고 믿었던 적이 있어.


이미 정해놓은 걸 따라가는 건

지구본만 돌렸다는 것도 모른 채로


그 안에 있는 수많은 모험들을

상상으로 남겨놓은 채로 말이지.


초코바를 먹기 전에

이것이 달 거라는 상상과

먹고 난 후는 천차만별이지.


상상은 끝이 없지만

경험에도 끝이 없거든


내가 이렇게

떠드는 것처럼 말이야.


오늘부터 시작해서

생명이 깃든 지금을 더욱더

소중히 여겨보는 것도 좋을 거야.


늘 뻔한 말이지만

그렇기에 가장 배워야 하는 것이거든.


나도 이걸 배우고서야

너희들에게 갈 수 있었으니까.






아, 그러고 보니

이 이야기를 듣고서

어떤 느낌이 들었어?


조금이라도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을까?


나는 모르겠지만

만약 바뀌었다면...

...


아니야,

그러면 뻔한 답만

다시 반복되는 거잖아?


이건 내 생각이었지,

네가 스스로 고민하고서

내린 답이 아니니까.


그러니,

이제는 스스로 고민해 봐.


생명과 죽음이 흑과 백으로

나뉠 수 없는 너만의 이유를


왜, 내가

네게 왔을까?


나보다도

더 나은 대답을

기대하고 있으니까.


선생님이란 그렇잖아?


답을 가르쳐주는 게 아닌

질문을 하게 해주는 사람이니까.


계속 질문하면서

스스로의 답을 찾아봐.


이 말이 항상 들리는 건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증거거든.


나도 그랬었고

그래서 많이 힘들었거든.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지고서 뻔뻔하게 말해봐.


틀리든 말든

절대적인 답은 없으니까.


도저히 모르겠다면

다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자.


나는 여기에 있고

너도 거기에 있으니까.


다시, 죽음에 대해서

환상적으로 이야기해보자고


바쁜 몸이지만

널 위해서 갈게.


그리고,

한 마디만 더 해도 될까?






조심스럽게

눈이 떠졌다.


그러자,

눈물을 흘리는 부모님이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분명한 온기가

나에게 전해져 왔다.


그때의 마음의 형태가

천천히 자라나는 게 느껴졌다.


나는 벌벌 떨면서

손을 꽉 잡아보았다.


분명 죽어서 사신까지 만난 내가

살아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이야기들이

전부 다 꿈이었을까?


가슴이 너무나 뛰어서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부모님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때처럼

따뜻하게 웃어주셨다.


그 미소로

잃어버렸던 시절이

돌아오는 듯했다.


그 순간, 사신이 나에게

전해준 것 같은 말이 떠올랐다.


가슴에서 나오는

눈물이 부모님을 맞이했다.


나는 부모님에게 안기고서

어렴풋이 번져온 말을 마음에 새겼다.


그 말은...






“생명은 유한하기에,

무한한 가치가 있는 거야. 알았지?”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사신의 가면이 잠시... 벗겨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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