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누구의 시선도 받지 않을 수 있어서다.
오로지 나만이 나와 세상을 대할 수 있는 때다.
그래서 밤이 되면 심심찮게 밖으로 나가곤 한다.
추울까 이불을 어깨에 두른 채 나왔지만
찬바람이 싫지만은 않다.
좋아하는 노래로 마음을 달래며
쓰디쓴 감정을 씹어 삼킨다.
마을을 둘러싼 산은 이곳에 나를 가두고
잔뜩 낀 구름은 별과 달과의 만남에 훼방을 놓지만
도시를 울리는 밤의 거대한 굉음은
이곳에는 들리지 않는다.
거리를 환히 비추는 조명이 그리우면서도
이곳의 어둠이 그리 싫지만은 않은 것은
내 마음이 빛과 어둠에 걸쳐 있어 그런 게 아닐까.
해결되지 않은 고민과
답답한 마음을 고이 끌어안은 채
나는 어둠에 둘러싸여
얼마 남지 않은 오늘과 인사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