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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Y Mar 23. 2022

코로나가 낳은 사회 문제 <6>

이중논리의 강화 : "학력이냐 방역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코로나 시기, 원격 수업을 통한 학생의 전반적인 학력이 떨어진 것은 자명한 사실로, 특히 중위권 학생은 하위권으로 추락했으며 오히려 성적이 잘 나오는 학생들은 성적이 상승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2021국정감사] "코로나 학력격차 심화 71.7%", 2021.10.05.). 물론 이는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긴 하나, 교육 현장 당사자가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실제 현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집이란 공간이 온전히 학습에 집중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 현상으로, 성적을 어느 정도 보장하기 위해선 불가피하게 학생들을 학교(=집이 아닌 다른 곳)에 있게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1월, 한 교육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심해진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면)등교수업을 제안하기도 했다([동아시론/김경근], 코로나로 심해진 학력 격차, 등교수업에 답 있다, 2021.01.19.).


그러나, 이런 현실을 앎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학력이 떨어지는 것은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 정작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두려워 어떻게든 학교에 보내려 하지 않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말 감염을 걱정한다면 아예 외출 자체를 막는 것이 맞는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면서도 '학교는 위험해서 보낼 수 없다 한다. 그러면서 학력 저하를 막기 위해 학원에는 보내야겠다 하니, 이것이야말로 이중 논리가 아닐 수 없다. 학교나 학원이나 감염 위험이 상존하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도 공교육과 사교육을 구분하고 상이한 논리를 적용하는 모습, 곧 이기주의적 이중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이들의 자제력과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다' 말하면서 정작 집에서 원격 수업을 들음으로써 수업보다 다른 것(인터넷, 게임 등)에 집중하는 아이들에게는 고도의 자제력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이중성이다. 유감스럽지만 이런 이중성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 시국'의 학력 격차는 날로 심해질 것이고, 한국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언제 끝날지 모를 방역을 언제까지고 계속 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다른 나라에 정점이 빨리 찾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점이 밀릴수록 사회의 회복 탄력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야말로 모두가 직시해야 하는 현실임에도 다수가 그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해온 결과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고사 직전에 내몰렸고, 국가 경제가 크게 흔들렸음에도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이 절대적으로 우선시됨으로써 아무것도 해결되지 못한 채 바이러스 대유행 3년차를 맞이한 것이다. '경제 붕괴는 어떻게 할 것이냐' 물으면 '그것은 국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정작 방역을 완화하겠다 하면 '우리 아이가 감염되면 어쩌냐' 한다. 이런 이중논리가 바이러스에게서의 자유는 둘째 치고 바이러스와의 공존마저도 계속 늦추고 있다는 의견은 여러 분석과 기사를 통해 부단히 제기되고 있으며(이데일리, <`방역의 역설`…"거리두기 강화할수록 `정점` 늦어진다">, 양희동 기자, 2022.02.17.), 이런 인식이 진작 망가져 당장 폐기해도 모자 현 방역체계를 정부로 하여금 과감히 포기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방역을 완화하면 '우리 아이들 다 죽이려 하냐'면서 강화하면 '경제를 망하게 하려느냐' 말하면 국가 입장에서는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게 됨을 알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에 따른 손해와 손실은 스스로를 포함한 '모든 국민'의 몫인데 말이다.


방역을 유지함으로써 지불해야 할 비용이 방역을 중단함으로써 지불해야 할 비용이 더 커졌다. 의료 체계 과부하를 걱정하는 이들이 학력 격차를 염려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내려놓아야 함을 의미한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다. 만약 한국인이 이 이중논리를 과감히 버리지 않는다면, 아마 우리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현실에서도, 마음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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