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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마표류기 Nov 16. 2021

승마 지식 편집실 19

58. 스마일


‘말을 미소 짓게 한다’는 말은 고삐의 텐션을 의미합니다. 실지로 즐거워서 웃는 건 아니지만 만약 미소를 짓게 하려면 고삐를 아주 살짝 팽팽하게 당겨야 합니다. 와닿지 않는다면 느낌만 기억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고삐가 느슨하다면 말의 입꼬리는 내려갈 것 이고 앞으로 가려고 하는 의지 또한 반감될 것입니다. 반대로 과하게 당기면 어떻게 될까요? 입꼬리가 너무 올라가서 화난 표정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더 화나면 말이 아파서 반항할 것입니다.

고삐의 강도는 위에서 말한 두 경우의 중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또 고민이 생깁니다. 정지해 있을 땐 이렇게 유지하겠는데 말이 움직일 땐 이런 텐션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라는 고민에 빠집니다.  말은 운동할 때 머리를 상하좌우로 쉼 없이 움직이는데, 이러한 움직임 때문에 나 자신도 모르게 고삐를 당기거나 풀어주게 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삐와 연결된 주먹, 손목, 팔꿈치와 어깨를 고삐의 움직임에 따라 부드럽게,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합니다. 머리로 이해하고 연습만 한다면 여러분도 쉽게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스키에 ‘밴딩 턴’ 기술이 있습니다. 모굴, 즉 울퉁불퉁한 설면을 내려올 때 설면이 높아지면 무릎을 굽혀주고 낮아지면 펴주면서 요철로 인한 충격을 흡수하며 내려가는 기술을 말합니다. 이 기술처럼 기승자가 말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손과 어깨를 이용해 부드럽게 고삐 길이를 조절함으로써 충격을 흡수해줘야 말이 편해합니다. 그래서 교관님들은 항상 부드러운 주먹을 강조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주먹이 물렁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그 뜻이 아니었습니다. 말을 타다가 고삐가 탁 풀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말머리가 숙여지면서 고삐가 조여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조여지면 더 힘을 빼서 말머리가 편하게 내려가게 해 줘야 텐션도 유지할 수 있고, 굴요된 상태에서 말을 더 잘 조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삐가 탁 풀리듯 느슨해지면 말이 멈추거나 기승자의 명령이 전달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다시 고삐를 짧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말이 여러분의 주먹에 의해 입이 고통받지 않고 항상 미소 지으면서 운동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연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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