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UP | AIME LEON DORE
우리한테 '뉴욕'이라는 단어를 던지면 아마 높은 빌딩과 yellow cap, 월스트리트와 같은 것들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뉴욕의 극히 일부분, 맨해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뉴욕 시 안에는 맨해튼 외에 브루클린, 브롱스, 퀀즈 등 다양한 행정구역이 있고 이곳들의 분위기는 우리가 아는 뉴욕과는 사뭇 다르다.
Aime Leon Dore(줄여서 ALD)의 창립자 테디 산티스는 뉴욕 퀸즈에서 태어나 퀸즈의 환경 덕에 자연스레 90년대 힙합과 농구를 즐겼다고 한다. ALD를 보면 테디의 이러한 경험들이 ALD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증권가, 금융권, 법률에서 근무하는 유대인, 유럽계 이민자들이 즐비한 맨해튼과 달리 퀸즈는 세계 각지에서 온 이민자들, 다양한 유색 인종들이 즐비한 Melting pot으로 특유의 문화적 다양성 덕분에 예술, 음악, 문화가 꽃핀 곳이기도 하다.
Polo와 ALD는 뭔가 비슷하면서도 같은 듯하다. Polo는 미국 상류층의 삶을 그리는 브랜드로 시작을 했고 ALD는 미국의 다양한 유색 인종들의 삶을 그리는 것에서 시작을 했다. 실제로 두 브랜드의 옷들을 보면 두 브랜드 모두 프레피, 아이비 DNA를 가지고 있으나 Polo는 좀 더 포멀하고 클래식하고 ALD는 좀 더 캐주얼하고 스트리트적인 요소가 있다. 클래식하면서도 캐주얼함과 스트리트 적인 요소가 있어 ALD가 20대의 폴로라고 불리는 이유. 30대 직장인들에게 Polo는 사실 대체제가 없을 만큼 아이코닉한 브랜드인 반면, 20대에게 Polo는 사실 좀 올드한 브랜드이다. 그런 면에서 ALD의 급부상은 20대들에게 반가운 소식
ALD의 스타일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Black Ivy라는 단어가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Black Ivy는 1950년대부터 기존에는 백인이 대부분이었던 아이비리그에 점차 흑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흑인 특유의 펑키함, 재지함과 기존의 아이비리그 스타일이 섞인 스타일이다
. 클래식한 아이비는 아무래도 상류층의 옷차림에서 유래한 스타일이다 보니 네이비, 베이지, 브라운, 화이트와 같은 럭셔리하고 클래식한 컬러들이 많이 보였지만 Black Ivy는 원색을 자유롭게 쓰고 훨씬 캐주얼한 것이 특징. 그래서인지 Black Ivy를 보면 특유의 펑키함이 있다. ALD의 룩북들을 보면 퀸즈가 어떤 곳인지, 그가 유년 시절 어떤 것들을 보고 느꼈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더불어 테디가 사랑해던 농구, 힙합, 브레이크댄스와 같은 요소들이 녹아들어 Drake's와 같은 클래식한 Black Ivy와는 다른 경쾌하고 스트리트 적인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스타일로 탄생했다.
만약 뉴욕을 가게 된다면 개인적으로 타임스퀘어나 맨해튼보다는 퀸즈나 브루클린을 꼭 가보라고 하고 싶다. ALD에 관심이 있다면 Cafe Leon Dore를 가보는 것도 좋은 선택. 맨해튼의 고층 빌딩과 타임 스퀘어는 여의도를 가면 어느 정도..? 비슷하게 느낄 수는 있지만 브루클린과 퀸즈의 예술적이고 역동적인 분위기는 어디에 가도 느낄 수 없다. 약 4년 전에 뉴욕을 간 적이 있는데 맨해튼에 위치한 미슐랭 3 스타에서 먹은 저녁보다 브루클린에서 걷다가 생각 없이 들어가 먹었던 햄버거와 카페가 더 기억에 남는다. 아마 이건 내가 Once upon a time in America, Gangs of Newyork, Slippers와 같은 영화들을 봐서 그런 것일 수도. 이 글이 퀸즈, 브루클린 그리고 ALD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