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에 대한 시험 결과, 장치에 대한 과도한 신뢰는 사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TS는 비상자동제동장치(AEBS)와 적응형순항장치(ACC)에 대한 안전성을 경기도 화성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자동차 전문 유튜브 채널 오토뷰와 함께 평가했다.
참고로, 위 두 기능은 현대차를 기준으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이라 부른다. 전자는 충돌 위험이 있을 때 운전자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에 작동한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힘이 부족하면 이를 보조해 더 강하게 누르도록 돕거나 ABS가 작동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피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후자는 주행 중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조정하여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다. 현대차의 경우, SCC에 도로 구간 별 제한 속도 기능까지 포함한 고속도로 주행보조(HDA)가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TS와 오토뷰 시험 결과를 살펴보자. 테스트에는 기아 EV6, 르노 그랑 콜레오스, BMW 530e를 투입했다.
비상자동제동장치는 아스팔트 노면에서 시속 40㎞로 주행 시 충돌을 방지했다. 하지만 빗길, Basalt, 스플릿 조건에서는 시속 30㎞에서도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Basalt는 타일로 구성된 노면으로, 물과 만나면 눈 덮인 노면과 유사한 마찰력을 구현한다. 스플릿은 주행 노면 좌우의 마찰력이 다르게 구성된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비상자동제동장치는 마찰력이 낮은 노면 조건에서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상자동제동장치 특성상 작동 중 운전자가 가속페달, 스티어링 휠,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하면 장치가 해제됐다.
시험 차량 모두 가속페달과 스티어링 조작 시 기능이 해제됐으며, 특히 그랑 콜레오스와 530e는 제동페달 조작만으로도 해제되었다. 이런 원리를 모르면 상황에 알맞게 조작하지 못해 큰 사로고 이어질 수 있다.
적응형순항장치를 사용하는 주행 중 일부 장애물이 차선을 침범하는 상황을 시험한 결과, 대부분의 차량이 이를 감지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시험운전자가 긴급하게 핸들을 돌려 사고를 회피해야 했다. 일부 차량은 장애물을 감지해 비상자동제동장치를 작동했으나 충돌 회피는 불가했다.
즉, 이 기능은 어디까지나 '보조'일 뿐 '자율주행'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갑자기 끼어든 차량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물체를 잘못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조건에 따라 차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기능이 비활성화 되는 사례도 흔하다.(우천시, 강설시)
위와 같은 한계를 무시하고 운전에 신경을 쓰지 않다가 그대로 추돌사고를 내 크게 다치거나 사망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곤 한다.
TS는 "첨단운전자보조장치는 운전자를 보조하는 장치일 뿐, 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노면 상태나 도로 환경의 복잡성으로 인해 장치의 성능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는 항상 전방을 주시하고 운전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