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를 고려하는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를 유도하는 금융상품, 이른바 할부금융상품에 대한 따가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구매 상담 시에는 각종 장점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현혹하지만, 실상에는 고금리가 숨겨진 장사 수법이라는 지적이다.
할부금융상품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서비스 중 하나가 폭스바겐 파이낸셜이다. 60개월 기준 연 이자율이 7%가 넘는데, 최근 ID.4를 국내에 출시하며 적극적인 판매 공세에 돌입한 폭스바겐이 연 금리 7.7%를 지불하는 폭스바겐 파이낸셜 이용자에게만 신차 출고를 앞당겨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사전계약 순서대로 대기 순번을 지급해놓고, 파이낸셜 이용자에게 우선 출고권을 주는 것이어서 할인과 신차 출고 대기를 미끼로 이자 장사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폭스바겐 파이낸셜 가입 시 딜러들은 별도의 수당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소식에 따르면 폭스바겐 공식 딜러사는 소비자들에게 “폭스바겐 파이낸셜을 이용해야 ID.4를 더 빨리 출고 받을 수 있다”라며 “한 달 실행 후 중도상환 수수료 2%를 지불하고 상환하면 된다”라고 파이낸셜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폭스바겐 파이낸셜이 유도하는 할부 조건과 현재 신용카드 할부 금리가 평균 4% 대인 것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기존 차 가격보다 수백만 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폭스바겐 파이낸셜을 유도할 수 있는 배경에는 출고 대기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존재한다. ID.4의 가격은 5,490만 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에 현행 국고보조금의 100% 상한선인 5,500만 원 미만이다. 따라서 2022년 안에 출고가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서울시 기준 약 830만 원 상당의 보조금을 받고 4,000만 원대에 차를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별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물량이 한정돼 있다 보니 보조금 혜택을 받아야 하는 소비자들은 출고가 시급하다. 따라서 금리 손해를 보더라도 우선 출고해 주는 폭스바겐 파이낸셜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종 전기차 커뮤니티에선 “일반 소비자들의 대기 순번은 줄지가 않는다”, “딜러가 소비자 대상으로 갑질한다”, “구매 상담을 진행하는데, 계속 고금리 상품으로 구매를 유도해서 불쾌했다”, “요즘 수입차들 출고 대기를 미끼로 장사하는 게 보기 불편하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고금리 수입차 할부금융상품들은 국산차보다 최대 1.5~2배까지 비싸다. 흔히 말하는 ‘카푸어’를 양산하기 딱 좋은 시스템이다. 폭스바겐 파이낸셜을 이용해서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빈번히 접수되고 있다. 소비자는 차량 구매 시 분별력 있는 판단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