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선물
내 것인 줄 알았다
두 뺨에 기웃거리던 햇살도
귓불을 스치는 바람도
아침마다 내 입안에 번지는
첫 물의 시원한 맛까지도
내가 만든 줄 알았고
내가 버틴 줄 알았다
모든 것이 내 노력의 결과라 믿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조용히, 나도 모르게
내 자리를 양보한 기회들
길 위에서 등을 내어준 사람들
피곤한 하루 끝, 내 손을 감싼 온기
그 순간 들린 고요한 숨소라와 심장 박동
그리고 그 순간에 묻어 있던 숨결의 향기들 까지도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오래전부터 준비된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