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신발
_ 새로운 시작
땅 위에 놓인 것들 중
가장 낮은 자리에
신발이 있었다
그러나
가장 많은 길을
기억하는 것도
그 신발이었다
옷은
입었다 벗으면
지난 이야기처럼
쉽게 흐트러지지만
신발은
발이 떠난 뒤에도
침묵 속에서
그 형태를 지켰다
그때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너를 부른다
“신을 벗어라.”
“지나간 해의 신을 벗어라.”
그리고 다시
“너의 뜻을 붙잡아라.”
마지막으로
아무 말 없이
다시 한번 더
마음으로 울린다
“맨발로 시작하라.”
대지의 차가움과
창공의 빛의 온기를
너의 온몸으로 받아라
신이 아닌
너의 맨발로
그 첫걸음을
용기 내어
내딛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