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의
2. 염치
3. 인내
4. 극기
5. 백절불굴
위의 내용은 태권도 정신입니다.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설립자인 최홍희 장군께서 주창한 것으로서, 태권도 정신은 태권도인으로서 육체적인 수양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완전함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상향을 제시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권도 정신은 어린 시절 태권도장에서 매일 운동이 종료되기 전에 항상 사범님의 선창에 따라 큰 목소리로 외쳤던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사실 어렸을 때에는 사범님이 하시니까 따라 하는 수준이었고, 각각의 개념에 대해서 정확한 인식도 없었습니다.
다만 다섯 가지의 내용 중에 "과연 염치는 무슨 뜻일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그 단어의 뜻이 궁금했을 뿐 정확한 개념과 의미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끔 TV 드라마에서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라고 이야기하는 상황을 보면서, "아.. 대충 뭐 그런 뜻이구나.."라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염치'라는 단어를 태권도 정신을 통해서 처음 접했습니다. 정확한 의미는 몰랐지만 이 다섯 가지 개념은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이라는 것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최근에 20년 조금 못 미치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태권도 정신 중에 '염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무엇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염치'의 사전적 정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입니다.
인간은 매사에 완벽할 수 없기에 때로는 실수를 하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실수를 통해서 남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느끼게 하는 염치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개선과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에 염치를 갖추지 않았다는 것은 '함께 생활하는 사회' 속에서 함께 어울릴 수 없고 타인들이 나를 멀리하게 하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이나 공동체 생활은 혼자 할 수 없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과 멀어진다는 것은 곧 성공보다는 실패의 길에 접어들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염치를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과 이득에만 몰입할 뿐, 함께하는 동료와 구성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에게는 긍정적일 수는 있으나 타인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여러 사람들의 눈살을 찌부리게 합니다.
공자는 "군자는 의(義)를 알고 소인은 이(利)를 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군자는 염치를 알고 도덕적 기준에 따라 행동하지만, 소인은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염치를 무시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율곡 이이 선생께서는 "염치는 사람 도리의 근본이다"라고 강조하시면서 염치는 인간의 기본 도덕이며, 염치가 무너지면 모든 도덕적 기준이 무너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옛 현인들께서 강조하셨던 염치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염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비록 염치가 법과 규정처럼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어떤 벌칙이나 벌금에 처해지진 않지만, 1차적으로는 타인을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나의 발전을 위해서 항상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염치(廉恥)를 챙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