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행복이었다.

by 앞니맘


석양이 지고 정원에 태양광 조명이 스스로 켜지기 시작하면 체크무늬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백팩을 메고 남편은 당연하게 돌아왔다.


"나왔어. 배고파."

"밥 다했어. 손만 씻고 와"

중문을 열고 가방을 던지면서 운동화를 벗는 남편을 향해 나는 답했다.


막 버무린 겉절이에 애들에게 외면당한

들에서 뜯어 온 나물 무침 한 줌과

김치 콩나물국으로 상을 차렸다.


"하루종일 밥을 못 먹었네."

국물 한입 떠 넣고 '바쁜데 김치는 언제 했냐'는 나의 수고를 묻고 외면 당해 섭섭했던 나물은 드디어 주인의 입을 찾아 들어갔다.


"아이 귀찮아, 늦을 때는 밥을 먹고 다녀."

나물을 먹어보라고 코 앞에 밀어주면서 세상 가장 귀찮다는 말투로 허겁지겁 밥을 먹는 남편을 보며 나는 타박했었다.


전시회가 끝나고 전시회에 사용했던 남편의 자료들이 돌아왔다. 가져갔던 물건보다 많은 자료들이 포함되어 비었던 공간이 채워졌다.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리며
세상 귀찮은 밥상을 차리는 마음이
행복이라는 것을 늦게 깨닫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