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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폭등, 월급쟁이의 비애

홈플러스 장보기

by 유그리나 Mar 09. 2025

지난주 주말  금요일을  맞아 어김없이 남편과 퇴근길에 홈플러스에 들렀다.

여러 품목을 구매해야 하는 주말에는 으레 껏 집 근처 홈플러스에서 장을 본다.

아들이 즐겨하는 저녁에 먹을 간단한 초밥,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는 지평막걸리와 안주로 30% 세일하는 양장피를 골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스와  딸기, 방울토마토, 주말에 먹을 고기등을 골랐는데 어쩌다 보니 계산대 기계가 18만 원을 가리키고 있었다.

깜짝 놀라며 뭘 덜어내야 하나 고민하며 우물쭈물하는 나를 보고 남편이

 "그냥 먹자."라며 홈플러스 회원 카드를 캐셔에게 주었다.

 카드를 긁자 할인이 되어 총금액이 14만 원으로 바뀌어 있었다.

"4만 원 가까이 할인이 되었다고?"

계산서를 보고 놀란 나는 " 앞으로는 홈플러스 와야겠네 홈플러스가 영업을 잘하는 걸?" 하면서 남편에게 횡재했다는 듯 말했다.

그런데 어제 경제신문에서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보았다.

요즘 사람들이 모두 어렵다고 하는 말을 흘려들었었는데...

 경기가 많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친구집 앞 경상도에 근거를 둔 중견 건설회사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고 하고 또 다른 중견건설업체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고 하고 계속되는 기업 법정관리 뉴스에 머리가 아파왔다.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업계 2위라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임직원이 2만 명, 관련업체가 수 천 곳, 게다가 작년 메리츠화재에서 1조가 넘는 돈을 대출받았다고 한다.

그 이자는 어마어마할 텐데ᆢ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자의 채권은 수십 퍼센트 비율로 감액된다.

법정관리는 채권자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수많은 부채를 탕감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이 법정관리를 어떻게 진행할지가 관건이라는 기사를 보며

재작년 회생업무를 하며 회사에서 도산 교육을 받을 때 회생으로 유명한 교수가 와서 기업법정관리는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에 나라 경제를 위해서라도 급하게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었던  기억이 다.

현금흐름을 위해 홈플러스가 할인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다.

월급쟁이인 나는 갈수록 마트에서 물건을 집어드는 게 겁이 난다.

물가가 몇 년 사이 두 배가 되었고 월급만 빼고  다 오른 게 사실이다.

중고생인 아이들 수학 학원비는 2배로 올랐다.

살기가 팍팍하다고  주위 동료들도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자영업자 폐업률 또한 엄청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집 앞 상가들이 개업했다가 다시 공실이 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집 앞 슈퍼 아저씨는 인수한 지 몇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가게 월세가 밀렸다며 남는 게 없어 어렵다고 남편을 붙잡고 하소연을 자주 하신다고 한다.

국내 굴지유통업체도 힘든 시국에 동네 슈퍼는 오죽하겠나 싶다.

지난번 집 앞 슈퍼가 망한 뒤 다시 지금 슈퍼아저씨가 인수하기까지 몇 달 동안 당장 필요한 저녁찬거리를 사러 대형마트까지 자주 가야 했던 기억이 떠올라 나는 

 가급적이면 간단한 것들은  동네슈퍼에서 사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동네슈퍼 간다고 슈퍼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힘이 빠진다.

경제는 이렇게 어려운데 tv를 보면 정치적인 문제로 더 머리가 아프다.

모두 힘을 합해 머리를 대고 이 위기를 헤쳐나가도 부족할 판국에 양진영으로 분열된 대립구도는 웬 말인가?

정치적 안정이 빨리 되어야 할 텐데...

부디 이 위기가 잘 지나가고 기업회생이 잘 이루어져 피해 보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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