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Limitless Mind: Learn, Lead, and Live Without Barriers
성공적인 학습방법, 특히 수학 학습법을 이끌어 주는 성장마인드셋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다양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제시한 학습과 성장에 관한 제안서다. 원제에서 장벽을 제거하며 배우고, 이끌고, 살아가는 무한한 지성에 대한 제안임을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저자는 6가지 법칙으로 그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목차와도 같다.
1. 타고난 재능을 믿지 마라 – 인간의 모든 편견을 뒤집은 신경가소성의 비밀
2. 실패를 사랑하라 – 틀릴수록 성장하는 인간의 뇌
3.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어라 – 뇌와 몸을 동시에 바꾸는 마인드셋
4. 다양한 방법의 솔루션을 찾아라 – 신경 경로를 최적화하는 창조적 발상의 힘
5. 문제 해결을 서두르지 마라 – 빠른 생각을 이기는 유연한 생각
6.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연결하라 – 모든 한계를 없애는 협력의 힘
각 법칙에 대해 몇 가지 사항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1. 고정되지 않는 뇌의 성장 가능성
무언가를 학습할 때마다 우리 뇌의 신경 경로는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강화된다. 신경 경로끼리는 서로 연결된다. 그러므로 뇌가 고정되어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한히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심지어 뇌 절제술을 한 사람들도 뇌가 성장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으며, 훈련하고 노력하는 것만큼 뇌기능 자체도 발전한다고 하니 저자의 주장은 이미 막연한 희망의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뇌가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 사례를 저자는 수준별 반편성에서 찾았다.
아이들은 자신의 수준을 고정해서 믿고, 교사들도 의도와 관계없이 차별해서 대하게 되면서 열등반을 벗어나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고 오히려 수준별 반편성 안 할 경우보다 평균이 더 낮았다는 것이다.
여러 해 수준별 수업을 경험한 나도 공감하는 점이었다. 적어도 평가를 다르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수준에 맞는 내용이 아닌 전달 방식의 차별화만 활용할 수 있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었으며, 서로 협력학습을 통해 이끌어줄 수 있는 리더가 없고, 의욕이 없는 학생들이 모인 패배적인 분위기의 열등반은 그저 그곳에 계속 머물러야만 하는 당위성만 학생들에게 전달할 뿐이었다. 혹 열등반을 벗어나는 소수의 학생은 시스템적인 효율성이 아닌, 개인적인 의지와 노력에 의한 몸부림이었을 뿐이다.
수준별 수업은 완전히 다른 평가가 보장되고, 학생들의 순수한 희망에 의해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야 적어도 탈락되어서 강제로 루저라는 인식을 갖게 되지는 않으니까.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여겨지는 백인과 남성에 대한 선입견과 차별이 다른 부류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저자는 말한다. 소위 재능 신화가 끼치는 해로운 영향이다.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경우라도 그 재능을 강조할 경우 재능에 갇혀 더 이상의 성장을 이루지 못하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한다.
아이들의 재능보다 노력 자체에 칭찬을 해줘야 하는 이유다. 그러니까 똑똑하다는 칭찬보다 노력을 많이 했다는 칭찬이 성장에 더 이롭다.
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한다. 당장 확인할 수 없을 뿐. 고정관념이 뇌의 성장을 막는다. 가능성이 제한되고 작은 성취에 머물게 된다.
2. 실패를 통한 성장
어려워서 쩔쩔매고 틀릴 때가 학습뿐 아니라 뇌가 성장하기에 최적의 시간이다.
언제나 옳아야 하고, 틀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자체가 엄청난 변화다.
정답을 쉽게 맞히도록 학습 방식을 설계하는 것은 뇌 훈련에 좋지 못하다.
과제는 학생이 확실히 틀리도록 충분히 어렵고 까다로워야 하고 실패했을 때 학생이 실패를 고약한 낭패로 여기지 않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실패의 긍정적인 효과를 장려해야 한다. 어려움에 직면하여 추락한 것만큼 성장하고 배워 간다. 단, 그 바닥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와 부모의 역할이다.
예를 들어 브레인스토밍은 실패를 조장하는 과정이다. 누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으며 서로 포용하는 배려심도 늘어난다. 그게 통합적인 성장이다.
절대 누구도 어떤 시기에 실패를 규정해서는 안 되고, 그런 의식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아서도 안 된다. 추락한 깊이만큼 날아오를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3. 무한 가능성 상상하기
생각을 바꾸면 신체와 뇌도 함께 바뀐다.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실제 신체 변화까지 가져올 수 있다.
성장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고정된 것으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갈등과 고집에서 벗어나 이타적인 인성을 갖추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근육처럼 뇌도 노력을 들여 훈련하면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성적이 오르기 시작한다.
4. 다양한 방법 시도하기
다차원적인 접근법으로 다양한 발상을 할 때 비로소 신경 경로가 최적화되어 학습 능력이 향상한다.
노력을 어떤 성취로 이끄는 게 법칙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노력만으로는 모두 해결할 수 없다. 어떤 시도를 하다가 실패하거나 난관에 부딪힐 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 - 캐럴 드웩
교사부터 성장 마인드셋의 관점으로 가르쳐야 학생들도 성장 마인드셋을 지니게 된다.
방법과 관점을 다양화하는 과정을 연구하고 끊임없이 변화와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나 필요에 민감해지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출발점이다.
5. 조급해하지 않기
생각의 속도가 능력의 척도는 아니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어떤 문제나 인생을 대할 때 학습 능력은 빠르게 성장한다.
가능성의 문을 닫는 스트레스와 불안감, 그것은 빠른 속도에 대한 신화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특히 빨리빨리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는 더 그러하다.
6. 협력 성장
여러 사람 혹은 여러 생각과 연결될 때 신경 연결 경로는 강화되고 학습 능력은 향상된다.
잠재력을 해방하는 경험의 공유와 연결성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불확실성을 포용하는 것이 핵심어다.
<교육현장에서의 적용>
난 학생들에게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물론 현실적인 가능성을 바탕으로 말한다. 3학년 담임을 하면서는 무한정 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성장과 도달의 지점은 교사가 아닌 학생 스스로의 몫이라는 것도 강조한다. 능력보다도 태도나 자세가 더 중요할 수 있는 것은 모두가 다 능력을 발휘하여 자신의 자리를 찾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게으른 학생은 능력이 넘쳐나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학습과 노력의 자리를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야 행복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니까.. 어차피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걸음으로 갈 수 있는 데까지만 가야 하는 거다.
학생들에게 시험공부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는 거라고 강조한다.
학교에서 살펴보면 자신의 능력을 제한하지 않는 학생은 결국 원하는 곳까지 간다. 그게 타고난 재능을 믿지 않는 결과물이다. 물론 재능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모두가 똑같은 노력으로 똑같은 곳에 도달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학생들은 작은 실패에도 좌절하며, 그 실패의 순간을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규정하려 한다. 더 치열하게 노력하지 않겠다는 자기 합리화도 있지만, 결과 위주의 사회적 판단이 더 큰 문제이다. 실패는 서두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좀 더 기다려줄 수 있다면 그렇게 빨리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속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가정은, 학원 시스템은 기다림을 모른다. 그래서 난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 조금 더 먼 미래를 보게 한다. 멈추지 않으면 도달할 그곳을 바라보며 힘을 얻게 해준다.
모의고사의 실패를 많이 거듭할수록 수능 성적은 더 좋을 수 있다는 말도 자주 한다.
결국 학습할 때 문제를 틀려야 자신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 문제를 푸는 것은 기분 좋은 성취감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
재수를 해도 성적이 안 오르는 경우는 자신의 고집 때문이다. 하던 대로 하는 것은 다른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 이런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변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걸 망설이지 않는다.
고정 마인드셋으로 뭔가를 열심히 고집하는 것은 자신의 쓴 글을 자신이 교정보는 것과 같은 과정이다. 오류를 잡아내기 쉽지 않다. 교정보는 시간을 바꾸거나, 읽는 방식을 바꾸어야 보인다. 물론 다른 사람이 봐주면 더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코로나 시국 온라인 교육과정의 가장 큰 문제는 협력학습의 부재다. 상위권 학생들도 협력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공고히 하며 체계화시키는 과정을 거치는데, 중하위권은 상대적으로 또래 친구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교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그들만의 언어로 서로의 이해와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인강만으로 모든 교육이 가능하다는 관점은 그래서 위험하다. 협력을 통해서만 제대로 성장하고 학습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딸의 수학 학습 사례>
딸의 경우 수학을 학원이나 인강 도움 없이 혼자서 했다. 아니 학교 수업만 들으며 스스로 학습했다. 난 늘 지금 현재의 성적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등학교 모의고사는 어느 정도 숙성된 시간과 체험의 깊이가 필요하다고 하며 빨리 좋은 성적을 받을 생각하지 말고 서두르지 말고 방법보다는 이유나 원리를 따져가면서 제대로 하라고 했다. 그 대신 재미있게 하라고 격려했을 뿐이었다.
덕분에 딸은 강제로 하는 과제에서 자유로웠고 자신만의 속도로 차근차근 기본부터 해 나갔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건, 원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남의 도움 없이 혼자서는 수학의 위계성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사교육의 단점 중 하나는 단계별로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어도 결과를 빨리 내는 결론 부분을 학습시켜 마치 원리가 이해되어 도달한 것처럼 착각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남에게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스스로 깨쳐가는 과정이 생략되기도 한다.
빨리 정답을 찾아내야 하고 많이 풀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로우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의 솔루션을 찾았다. 학교 수업 시간에 자신만의 풀이법을 발표하면 모두가 놀랐다고 한다. 학원에서 배우던 정형화된 방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디고 느린 길이라고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 딸의 수학공부 과정은 틀리지 않았다. 이과수학을 하는데도 그 흔한 학원 선행도 없이 잘 해냈고, 그렇게 기본부터 과정을 잘 따라가다 보니 논술기출 분석은커녕 기출문제도 풀어보지 않고도 논술전형으로 성균관대 공대를 진학했다.
결론을 정해놓고 도달 여부를 따지며 속도를 강조하는 현 시스템에 당당히 맞서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딸은 그 과정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속도에 대한 압박감도 없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게 수학 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딸의 사례는 이 책의 내용에 대한 검증이기도 하다. 난 그래서 이 책을 어떤 지침서로서가 아니라 그동안의 교육 체험에 대한 보고서처럼 읽었다. 이 책의 6가지 법칙은 과연 다 맞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