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너무하게도 있는 사람이 더 노력한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이다.
이는 우리 삶이 얼마나 공평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만들어준다.
아무리 백만장자여도 1시간이 60분이 것을 늘릴 수 없고,
지나가는 1분 1초의 시간도 잡아 멈추게 할 수도 없는 공정함이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 되는가를 결정한다.
막연히 잘 사는 사람들은
부를 즐기고 여유있게
한량처럼 하루를 보낼 것이라고 착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막상
동네 주민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러니까 아마도 부를 즐겨도 될 법한 분들)
그 누구보다 열심히 바쁘게 살아간다.
있는 놈이 더한다
정말이지 공부를 잘하는데
더 열심히 하던 누군가처럼
시간의 소중함을 더 잘 알아서인지
하루 24시간을 촘촘히 빈틈없이 살아간다.
스스로 만든 루틴과 시스템을
한 치의 오차없이 실행하기 위해 노력한다.
게다가 자녀의 교육마저 꼼꼼하고 빈틈없이 케어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태하게 쉬고 싶던 나의 마음이
한심하게 느껴져 잠깨듯 달아나버린다.
학교에서 내신과 수능을 준비하며
전교 1등을 하는 아이들은
목표에 도달했다고 손에서 펜을 놓지 않는다.
지금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더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올라간 자리를 위지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꾸준한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다.
인생은 경쟁이 아니고,
줄을 세우고 서열화시키지 말라고 하지만
야속하게도 있는 사람이 더해 계속해서
앞으로 더 많이 달려나가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포기해버리고 싶은 마음과
반대로 조금 따라가볼까 하는 모순적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러다가 가끔은 어줍짢게 따라한 한 걸음에서
도약에 성공해 보람된 모습을 만나는 기쁨을
잠깐 맛보기도 한다.
물론,
내가 아직 따라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시간을 사는 것'이다.
시간당 수입이 높을수록
자신의 시간으로 아이를 돌보거나 가르치기보다는
다른 누군가에게 기업이 외주를 주듯
돈을 주고 다른 사람의 시간을 사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의 경우
솔직히 말하자면 서글프긴 하지만,
오히려 내가 돌봐주고 가르치는 것이
비용면이나 여러 면에서
수지타산이 맞다.
대치동 주변의 사교육 시장 현황을 보고
단편적으로 비판할 수만은 없다.
대치동 인근의 대부분 사람들의 경우,
부모가 소득을 벌어들이는 동안
아이가 시간을 잘 보내고
유익하게 인지적으로 무언가 습득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방과후 일정을 빼곡히 짜기 때문이다.
부모가 열심히 일하는 동안
굳이 학원이나 아무 곳도 보내지 않고,
아이를 놀이터나 공원에 막연히 방치해둘 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단지 그 속도와 깊이가
과도한 선을 넘어가고 있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학원을 여러 군데 보내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이든 고등학생이든
어쩔 수 없고 대안이 없는 선택지이다.
'있는 사람이 더하는 것'은
당연한 세상의 이치이다.
그들은 아마도
계속해서 더 해왔기 때문에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좋아보이는 무언가를 좇아
따라하다가 유행이 되고 나면,
앞서간 사람들은 또 더 한걸음 나아가
남들이 닿지 못할 어딘가에
가버리고 마는 악순환이 계속 되어간다.
마치 명품브랜드인 에르메스와 샤넬 가방이
손 닿을 수 있고 구입 가능할 것만 같은 순간,
느닷없이 가격을 잔인하게 인상해버리는 것처럼
사교육에서 시작된
계속된 상향 평준화의 끝이 어디일지
나는 도통 짐작할 수가 없다.
이미 더 높은 곳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대열의
피라미드 가장 상층에 도달하려면
정말이지 이미 잘하는 아이가
더 많이 열심히 해야만 한다.
그게 만 7세가 되기도 전에 검증받으면서.
나에게 닿을 수 없는 곳이라고
안분지족하는 삶이 맞는지
새로운 목표를 향해 차곡차곡 쌓아
높은 탑에 가까워지는 삶이 맞는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해 상하좌우를 살피고 있다.
살피고 살펴도 답이 나오지 않아,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기억해보며
지금도 흘러가는 소중한 시간을
오늘도 잘 보내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