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약사와 약국장은 다른 세계였다
얼마전에 2년 전 약국을 오픈했던 후배 언니를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언니는 어느새 안정적인 약국을 운영하는, 든든한 약국장으로 성장해 있더군요. 2년 동안 주 7일, 하루 12시간씩 쉼 없이 일하며 약국을 키워냈고 이제는 주 1회 근무약사를 둘 만큼 운영에 여유도 생겼다고 해요. 약국을 연 이후 처음으로 언니를 만나는 자리였기에,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대부분의 약사들 마음속엔 ‘언젠가 내 약국을…’이라는 꿈이 자리하고 있어요. 저 역시 자영업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순이익에서 세금과 준조세를 제외한 ‘진짜 수익’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보곤 했는데요. 역시 머릿속 계산과 실제 현실은 차이가 있더라고요.개인사업자의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어요.
약국을 운영하다 보면, 근로자 시절에는 미처 몰랐던 세상이 열리더군요. 대출을 통한 자금 운용이 훨씬 다양해지고,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도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물론 이런 혜택은 사업장의 규모와 유지 상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요. 얼마 전 읽은 『부자는 왜 더 부자가 되는가』라는 책에서는
부자들이 세금 감면 혜택과 ‘좋은 부채’를 활용해 자산을 키운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언니의 사례를 들으며 그 내용이 훨씬 실감 나게 다가왔습니다.
언니의 약국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 상담을 통해 환자들과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래서인지 약국 위에 있는 병원 말고 외부에서 발행된 처방전까지 들고 오는 단골 손님들이 많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동안 병원 약제부에서만 근무해왔기 때문에, 이런 매약(일반약 및 건강기능식품 판매)에 대한 경험은 없는데요. 아이를 출산하기 전, 약국에서 매약 경험을 좀 더 쌓아두지 못한 게 아쉽더군요. 언젠가는 꼭 그 경험을 해봐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약국을 연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의 성공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인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 성실함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준 태도
2. 약사로서 쌓아온 탄탄한 전문성
3.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서로 도와온 시간들
언니는 지난 2년 동안 명절 외엔 거의 쉬지도 않고 약국을 운영해왔다고 해요. 그렇게 자신의 손으로 약국을 한땀한땀 만들어가며 매달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말하더군요.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기는 언니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언니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참 든든하고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