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저는 주로 병원에서 약사로 일해왔어요. 약사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을 하나 꼽자면 ‘꼼꼼함’을 말하고 싶어요. 약은 환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단 한 알이라도 잘못 나가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니까요.
저는 실행력이 좋은 편이에요.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바로 움직이고, 결과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스타일이죠. 하지만 이 장점 뒤에는 '성격이 급하다'는 단점이 함께 따라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약사에게 꼭 필요한 ‘꼼꼼함’이라는 덕목이 부족한 편이에요. 약사로서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죠. 어떤 일이든 어려움은 따르기 마련이에요. 세상에 쉬운 일은 없듯, 꼼꼼하지 못한 제가 약사로 살아가면서 때론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약사가 된 지도 벌써 9년 차, 병원에서 일한 지도 어느덧 만 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오투약이 발생했다’는 전화를 받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혹시 내 실수는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마조마해지고요. 병원 약사로 일하면서, 제 일은 마치 ‘졸음운전’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오늘 하루 별일 없이 잘 지나갔다고 해도, 내일은 또 다른 실수가 생길 수 있어요. 한순간 정신을 놓는 사이,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실수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처방이 나오면 먼저 처방을 확인하고 조제를 거쳐 환자에게 약을 전달하는 과정을 매일 반복합니다. 동료가 먼저 확인하고 조제한 약이라 하더라도, 제 손을 거칠 때는 다시 한번, 반드시 다시 확인해야 해요. 사람이기에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약사의 실수는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요. '그 환자가 내 가족이라면' 그런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겠죠. 그래서 나 자신도 옆에 있는 동료도 믿을 수 없고, 믿어서도 안 되는 것이 저의 일이에요.
최근에 복직을 하면서 제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체크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기록해야 성장한다’는 문구를 알람으로 설정해 두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체크리스트 노트에 기록을 남깁니다. 포지션별로 놓치지 말아야 할 일들, 하루 동안 새롭게 배운 것들, 실수를 줄이기 위한 태도와 마음가짐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기록하고, 퇴근 전엔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빠뜨린 건 없는지 다시 한번 들여다보곤 해요. 실수를 줄이기 위한 저의 노력입니다.
그동안 부족한 점을 노력으로 극복해 왔어요. 이번에도 노력으로 실력을 업그레이드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