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than

이게 맞을까?

by 스완

비행기 티켓을 끈고 나니 불안이 몰려왔다.

괜찮은 걸까?


타지도 아닌 타국에서 사는 것은 생각도 못하던 내가 이렇게 일 년을 보내고 나니 이곳이 너무 싫었다.

이곳뿐이 아닌 가족이라고 여기던 모든 관계도 싫었다.

아픔을 겪어가는 내내 ‘괜찮아?’는 잠깐이고 내가 이렇게 힘든데 왜 도와주지는 않지?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모른 척하는 거야?

갑자기 원망도 기대도 아닌 실망이 몰려왔다.


아이의 학교와의 문제는 어떻게 되었니?

아이는 괜찮니?

너는 괜찮니?


걱정해도 별 도움이 되진 않지만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하던 나는 ‘어차피 혼자인데 뭐 이참에 다 끊자’라는 마음도 들었다.


아이들과 남편의 알레르기가 있어 민감도가 적고 그나마 학교도 생활하기도 괜찮은 곳.

우리의 경제사정과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을 고려해서 페낭이라는 곳으로 무작정 계획을 세웠다.


‘어디서든 살아내면 살 수 있겠지’


아이의 학업과 병원에서 이제 재활만 열심히 하고 일 년에 한 번씩만 병원에 오면 된다는 확답을 듣고

가족이 이주를 결심하고 한 달 살기를 떠났다.


아직 수술부위에 소독을 해야 하는 아이와 그냥 무조건 가야 하는 둘째

도착 후 다음날부터 학교를 가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났다.


처음 도착한 낯선 나라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에서의 첫인상은 매캐한 향냄새로 속이 불편했다.

울렁거리는 속과 밤비행기로 오는 내내 잠을 잘 못 잔 나는 피곤하단 말도 안 하고 다시 페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가족 모두 너무 힘들었지만 불평하지 않고 그냥 우선 살아보자고 했다.

어떡하든 살겠지 뭐.


익숙하지 않은 곳이지만 나의 기분과는 사뭇 다른 맑고 화창하고 깨끗했다.

바다 앞의 숙소라 짐을 맡기고 가족들과 바닷가 모래사장에 갔다.


“이곳 어때?”

“엄청 좋아. 날도 좋고 공기도 좋고 집도 너무 좋아”


아직은 시작도 안 했지만 그래도 첫인상은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이곳이 제2의 나의 나라가 될까?


의심의 여지는 있었지만 우선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보다는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떠나왔으니.


아이들은 영어라는 언어에 익숙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택한 건 다양한 조건의 생각으로 결정하고 아이들의 기질과 성향에 맞게 조금이라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낯선 땅, 낯선 언어. 낯선 냄새.


기대가 아닌 도전이 시작되었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위험과 맞서는 게 진짜 용기야. 그런 용기라면 너도 충분히 가지고 있어] 오즈의 마법사에서 사자에게 필요한 용기가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필요했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