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ul 09. 2024
딱 들러붙어서는 도무지 떼어지질......
겸양(謙讓) vs 자기 비하
안 떨어지겠다고 껌딱지처럼 딱 달라붙어서는 뒹굴어 대는 것들의 소중함은 왜 1도 모를까,
우리는.
없어 봐야 그제사 부랴부랴...... 오두방정을 떤다.
주체 못 할 만큼의 환희도, 휘몰아치며 넘실거리는 거친 세월의 아픔 또한 삶의 소중한 조각이다. 나머지가 제아무리 번듯하면 뭘 하나, 휑하니 빠진 퍼즐의 빈자리 '나 잡아 봐라'인데. 참 희한하다. 안 쳐다보고 싶은 데도 유별나게 거기만 눈에 쏙쏙.
이게 내 살인가 남의 것인가? 분간조차 쉽잖다. 딱딱해져 버린 뒤꿈치 굳은살은. 익숙한 풍광, 반복되는 일상(routin), 힘겹게 뚫어낸 역경, 삐죽이 내민 백목련 꽃망울, 눈 비 섞여 온통 질퍽질퍽 회색 아스팔트까지 남의 바짓가랑이는 아니다.
닳고 또 닳은 우리네 속성. 내외할 것조차 사라진, 긴 세월 살 맞대고 함께 살아온 부부처럼, 떠난 적 한 번 없는 것들과 여전히 부대끼며 산다. 얼어 죽을 놈의 신비는 무슨....... '다 알고 있을 걸' 착각에 푹 빠져. 하지만,
당연한 것은 없다,
원래부터 그랬다고 퉁치진 말자. 마치 '자기 목에 걸린 진주 목걸이' 귀한 줄도 모른 체 뒹구는 꿀꿀이 같아서야. (죄 없는 돼지까지 들먹인다.)
한데 저 쪽 집 잔디는 왜 저리도 푸릇푸릇 싱싱한 거지? 쳐다보며 잔뜩 부러워해도 속 삶은 옛 어른들 말씀처럼
'대동소이(大同小異)'
엽서 속 전경이라며 고층 빌딩 즐비한 홍콩, 좁아터진 아파트 골목조차도 멋있다면서 깔끔하게, 정돈된 우리 것엔 왜 그리 뾰로통 인색한지......
독특한 걸로 승부하자면 얼마든지 경쟁력 있고 말고인 우리 것들, 거들 떠 보지도 않는다, 아니 애써 외면하며. 남들은 K-culture, K-pop에 K-food로 난리법석인데도 작품으로 그려낼 생각은 하지 않으니.
겸양과는 무관한 이 고질병, 자기 비하를 어찌할고?
어깨와 양손 슬쩍 들어 올리며 이해가 안 된다며 외국인들이 오히려 특유의 제스처로 이상해한다.
